2024년 5월 구독 중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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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물가가 많이 올랐다. 안 오르는 게 없다. 내가 구독하고 있는 것들도 많이 올랐다ㅠㅠ

구독 유지

  • 유튜브: 14900원으로 올랐음에도 해지할 수가 없다. 이젠 광고를 보고 유튜브를 보는 건 상상하지도 못할 수준. 유튜브 자체로도 훌륭한 콘텐츠들이 많고, 지금 내가 즐길 수 있는 여가 시간을 1시간 이내, 1~2시간, 2시간 이상으로 나눈다면, 2시간 이하로 남았을 경우 1순위로 선택하는 플랫폼은 유튜브인 듯. 그 이상인 경우 넷플릭스를 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모두 피클플러스 통해 1/N로 금액을 내며 구독 중. 원래 넷플릭스는 친구 4명이 모여 이용 중이었는데 가족 구성원들에게만 TV로 이용 가능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14일마다 문자 인증을 해야 하는 정책이 생기면서 파토가 났다. 나도 그럼 그만 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피클플러스에서 3명이 넷플릭스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파티를 진행중이었고, 이 방법에 따라 월 9000원 정도를 내며 구독을 재개했다.
  • 네이버플러스: 동일하게 유지.
  • 스포티비 프리미엄 유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끝나면서 6~7월은 베이직으로 변경, 이후 프리미어리그가 시작하는 8월부터는 다시 프리미엄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 로켓와우: 이또한 유튜브처럼 해지할 수가 없다. 가장 강력한 멤버십 중 하나가 아닐까. 멤버십 가격은 지난 4월에 이미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약 58% 올랐고 기존 회원들은 8월부터 적용한다고 하는데, 로켓배송만 해도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
    최근에 11번가나 G마켓 쿠폰을 받은 게 있어 상품들을 검색해보면,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이나 배송기간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쿠팡의 압승! 더불어 요즘은 쿠팡플레이나 쿠팡이츠와도 엮어있어 혜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쿠팡플레이에선 스포츠 중계를 계속해서 추가하고 있다. 라리가, 리그앙, K리그 등에다가 국대 경기나 클럽간 친선전도 쿠플에서 해주니,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매우 저렴한 OTT라고 할 수 있다. (스포티비 보고있나)
  • 토스 프라임: 매우 단순. 내는 돈보다 직접적으로 받는 돈이 몇천원 더 많다.
  • 11번가 우주패스: 구글 클라우드도 엮여있고, 매달 5000원짜리 쿠폰 두장을 주는 게 괜찮음. 주로 아마존딜에서 시리얼을 주문한다.

구독 해지

  • 멜론: 애플 뮤직을 쓰게 되면서 해지
  • 컬리패스: 그닥 쓸모없고 쿠팡을 많이 쓰면서 해지.
  •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이후 볼게 없어서 해지.

신규 구독

  • 챗GPT 플러스: 최근 구독을 시작한 챗GPT. 무려 월 29000원의 거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찬찬히 써보는 중이다. 다른 보통의 서비스들과는 다르게 챗GPT 플러스는 웹보다 아이폰앱에서 결제하는 게 더 싸다. 웹은 부가세 포함 22달러인데 환율에 따라 유동적인 반면, 모바일앱에선 그냥 한화로 29000원이다. 현재같이 고환율 상황에선 그냥 앱에서 편하게 결제하면서 쓰는 게 낫다는 얘기. 주로 업무할 때 해외 자료 정리하거나 데이터를 결합 또는 분석하는 용도로 쓴다.
  • 애플 뮤직: 멜론을 해지하고 새로 구독을 시작한 애플 뮤직. 장점은 음질이 좋다는 것, 그리고 테슬라 차에 기본 앱으로 깔려있어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다만 폰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음악 듣는 것보다 차량 기본 앱으로 듣는 게 음질은 더 안 좋다고 한다. 그래도 이용성이 편해서 만족하는 중.
  • 신세계 유니버스: 처음 12개월치를 가입할 때 리워드도 주고 매월 스타벅스 추가 별 적립, 간간히 멤버십 사용자들에게만 주는 쿠폰 때문에 본전 이상은 그럭저럭 하는 것 같다.

고려중

  • 엑스(트위터) 프리미엄: 최근 들어 프리미엄 이상 사용자들에게도 엑스의 광고 수익이 분배 되면서 나도 한번 제대로 해보고 수익도 노려볼까 고민을 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망설이는 이유는 그렇게 열정적일 자신이 없기 때문. 그이외의 프리미엄 장점은 광고가 적게 뜨고 AI인 그록을 써볼 수 있다는 건데 아직 크게 와닿진 않는다.

이렇게 쭉 적어놓고 보니 월 11만원 정도를 쓰는 것 같다. 이런 서비스들은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 중(…)

다이내믹 아일랜드 모먼트와 자동 깜빡이 모먼트

지금은 많이들 익숙해졌겠지만 아이폰의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아직까진 어찌할 수 없는 노치를 저런 식으로 활용하다니. 저게 아이디어에서 그치지 않고 상용화된 서비스로 나오다니! 이때의 충격을 ‘다이내믹 아일랜드 모먼트’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여러 가지 신기술들이 소개되어 왔지만, 이 정도의 놀라움이 몇번이나 있었을까 싶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인해 현재 백그라운드에서 어떤 앱이 어떻게 구동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수월해졌다. 게다가 길게 누르면 아일랜드가 커져 조작하기 편하고, 짧게 누르면 바로 그 앱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편의성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했다. 곧 15 시리즈가 나오겠지만 14프로를 계속 사용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것 같은 이유.

이런 상상이 된다. 애플엔 애플 제품을 정말 사랑하고 소비자가 무얼 원하는지 세밀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직원들이 많이 있을 거라는. 그리고 그들은 이 제품과 서비스, 소프트웨어에 몰두해 아이디어를 아이디어 차원에서 가두지 않고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 결과 나중에 노치가 없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되더라도 다이내믹 아일랜드만은 살아남아서 수많은 써드파티 앱들도 사용하는 범용적인 서비스가 되리라는 예상이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테슬라를 몰면서도 있었다. 찾아보니 때는 2022년 12월이었다. 테슬라는 OTA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해줄 수 있는데, 마치 최신 iOS로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즐기듯, 차에서도 새로운 UI와 기술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매번 업데이트 때마다 새로울 수는 없었다. 남들에겐 좋아도 내 입맛엔 맞지 않는, 나에게 너무나도 반가운 기능도 다른 이들에겐 그저 그런 것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는 달랐다. 대부분이 새로운 기능을 반겼고 환호했다. 난 이걸 ‘자동 깜박이 모먼트’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나는 모델Y를 몰고 있는데, 차선 변경을 하기 위해 깜박이를 켜면 항상 불편했던 것이 있었다. 테슬라는 깜박이 레버를 짧게 움직이면 3번 깜박였다가 꺼지고, 길게 움직이면 끄는 조작을 하지 않는 한 계속 깜박이가 유지된다. 좌우 회전을 할 땐 길게 깜박이를 켜도 상관 없는데, 차선 변경을 할 땐 길게 했다간 다시 끄는 조작을 해야 하니 불편했다. 짧게 내리면 3번만 깜박이기 때문에 차선 변경을 하는 도중에 대부분 꺼지곤 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해 이런 여론(?)이 있었다. “타사처럼 3번, 5번, 7번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3번을 5번으로만 바꿔줘도 좋겠다” 등등.. 나도 5번만 깜박여도 딱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테슬라와 같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유롭게 하드웨어를 조절할 수 있는 회사라면 이건 어렵지 않을텐데, 희한하게 이 깜박이 기능은 개선되지 않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게 OTA로 업데이트 된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말이다.

깜박이를 길게 누르는 건 업데이트 전과 방식이 같다. 대신 짧게 누를 때는 깜박이가 계속 지속되다가 차선이 변경되거나 좌우회전을 마쳤을 때 자동으로 깜박이가 꺼지는 옵션을 제공한 것이다. 5번만 깜박여도 좋을 것 같다는 내 바람은 우스운 것이 되어버렸다. 배고프니 빵이라도 하나 달라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7첩 반상을 대접받은 느낌? 사소하지만 정말로 혁신적이며 현재까지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이 기능에 정말 충격적으로 매료됐었다. 역시 완전 자율주행을 고민하는 회사는 깜박이 기능도 차원이 다르구나!

애플의 아이폰 15 발표를 한 주 앞두고, 지난 1년 동안 두 번의 모먼트가 불현듯 생각나 끄적여봤다. 앞으로도 이러한 모먼트를 계속 경험해 줄 두 회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구글 애널리틱스 업그레이드, GA4에서 바뀐 점

가장 유명한 데이터 집계툴인 구글 애널리틱스가 업그레이드 된다.

2023년 7월부터 기존 구글 애널리틱스(유니버설 애널리틱스, UA)에서는 데이터를 처리하지 않는다. 이후부터는 GA4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GA360을 쓸 경우 2024년 7월 1일까지는 1회성으로 연장해 준다.

구글에서 얘기하는 GA4의 새로운 속성은 이렇다.

  • 웹사이트와 앱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여 고객 여정을 더욱 자세히 파악
  • 세션 기반 데이터 대신 이벤트 기반 데이터 사용
  • 쿠키 없는 측정, 행동 및 전환 모델링과 같은 개인 정보 보호 설정 포함
  • 예측 기능으로 복잡한 모델이 없는 가이드 제공
  • 미디어 플랫폼에 직접 통합하여 웹사이트 또는 앱에서 더 편리하게 작업

하지만 저 얘기로는 이해가 언뜻 되지 않는다. 영향을 많이 주는 내용 위주로 다시 정리.

1. 데이터 수집 방식의 변화

기존 UA는 히트(Hit)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래서 별도 셋팅이 없다면 클릭이나 비디오 재생, 스크롤 등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었다.

그러나 GA4는 이벤트 기반이라 클릭, 비디오 재생, 스크롤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본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 고객의 행동을 보다 더 다양하고 수월하게 잡아낼 수 있는 것.

GA4에서는 ‘향상된 이벤트 측정’을 제공한다. 별도로 셋팅하지 않더라도 GA4를 설치하면 기본적으로 페이지 조회, 스크롤, 이탈 클릭, 사이트 검색, 동영상에 호응, 파일 다운로드 등 이벤트를 측정해준다. (아래 그림: GA4 관리 메뉴에서 캡처)

2. 웹과 앱을 통합해 분석 가능

기존에는 웹은 UA, 앱은 파이어베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해야 했다. 하지만 GA4로 가면서 파이어베이스와 웹사이트 데이터를 연동해 한번에 보고 분석할 수 있도록 됐다.

현재 UA가 나온 지 10년 정도 되었지만 그다지 큰 변화가 있진 않았었다. 그러다 웹과 앱의 데이터를 한번에 처리하도록 변했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모바일이 압도적인 대세가 되고 앱 사용 비중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3. 데이터 계층 구조의 단순화

UA는 계정-속성-보기의 구조로 이뤄졌으나 GA4는 계정-속성으로만 구성. 셋팅이 더 간략해진다.

또한 이벤트를 수집할 때에도 UA는 카테고리, 액션, 라벨과 같은 구조였다. 하지만 GA4는 기본적으로 이벤트 기반의 수집이기 때문에 그런 구조에서 탈피하였다.

4. 빅쿼리 연동 무료!

주로 샘플링 데이터가 아닌 전체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빅쿼리(BigQuery)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전 UA에서는 GA360 유료 버전을 사용해야만 가능했었다.

도움이 될만한 관련 사이트

소셜 미디어에 대한 마케터들의 요즘 생각: 틱톡, 페북, 인스타, 트위터

재밌는 기사가 있어서 참고용으로 정리.

마케터들이 요즘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정리한 기사다. 평소 나의 생각과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부분이 있어 재밌다.

https://digiday.com/marketing/marketing-briefing-how-marketers-feel-right-now-about-tiktok-facebook-instagram-and-twitter/

틱톡 (TikTok)

  • 금지될 우려는 존재.
  • 그럼에도 성장성, 추천 페이지(For You), 날 것의 콘텐츠 등은 긍정적임.
  • 틱톡에선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 마케터들이 적극 활동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을 살펴보기 좋음.
  • 하지만 브랜드들이 틱톡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드는 건 넘 어렵. 투자가 필요.

페이스북 (Facebook)

  • 한마디로 늙은 플랫폼. GenZ가 사용하지 않음.
  • 올드 유저 말고도, 오가닉한 노출이 제한되고 크리에이티브가 떨어진다는 점, 애드매니저 이슈 등이 단점.
  • 그럼에도 메타는 아직까지 건재(인스타와의 시너지도 포함되는 듯). 페북 광고가 효과적인 부분은 있음.

인스타그램 (Instagram)

  • 계속되는 알고리즘 수정이 크레이어터와 마케터들을 짜증나게 함.
  • 하지만 여전히 마케팅 예산을 쓰는 주된 플랫폼.
  • 인스타는 “하나의 새로운 홈페이지와도 같음”. 사람들은 브랜드를 알기 위해 홈페이지 방문 전에 인스타부터 방문함.
  • 이미지 포스팅과 릴스(비디오)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이 있긴 함.

트위터 (Twitter)

  • 광고주를 모시려는 계속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라는 엄청난 변수 때문에 아직 마케터들엔 퀘스천 마크.
  • “리스키 플랫폼”
  • 게다가 트위터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건지에 대한 예상도 안 됨.

* 커버이미지 출처: Blogtrepreneur

뉴미디어의 선봉장 버즈피드의 몰락

“버즈피드 같이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돼?”

“버즈피드를 연구해야 한다”

2014년 말, 이전 회사에 입사했을 때 정말 많이 들었던 말들이다. 사실 기자 입사만 준비했던 나로서는 버즈피드가 어떤 곳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당시 ‘뉴 미디어’ 쪽에 몸 담고 있다는 사람들은 버즈피드라는 이름을 입에 달고 살았다.

‘리스티클’ 같은 건 버즈피드의 대표적인 발명품이다. 누구나 한번 이상은 들어봤을 ‘~하기 위한 5가지 방법’, ‘~에 좋은 8가지’ 등의 콘텐츠를 버즈피드가 유행시켰다. 이러한 콘텐츠는 페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졌고 버즈피드의 전성기를 누리게 했다.

언론이라고 하기엔 너무 말랑말랑했다. 그렇지만 인기가 높고 많이 읽히는 데 어떡하겠나. 우리나라에도 피키캐스트 같이 버즈피드를 표방한 매체가 우후죽순 나왔다. 기성 언론들도 열심히 버즈피드를 공부했다.

“버즈피드(Buzzfeed) 같은 회사들은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고, 디지털 비전이 확실해요. 이 비전은 영토싸움이나 오래된 전통상품에 묶여 있지 않죠.”

뉴욕타임스가 2014년에 낸 혁신보고서에 있는 워딩이다. 이 혁신보고서는 당시 모든 언론사들이 바이블처럼 연구하고 베끼던 것이었다. 버즈피드가 좋다고 말한 저 사람은 다름 아닌 뉴욕타임스에서 일하다 떠난 사람이다. 혁신보고서에서 그들이 왜 떠났는지 하나하나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이다. 그러면서 “뉴욕타임스는 한 두명의 언론인들이 떠나도 흔들릴 회사가 아니지만, 재능 있는 디지털 동료가 떠나면 그 영향은 훨씬 파괴적이다. 디지털 분야의 직원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하지만 8년이 흐른 지금, 뉴욕타임스는 언론사 디지털 전환의 최강자로 우뚝 섰고, 버즈피드는 뉴스를 없앴다. 저 인터뷰를 한 사람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

미디어를 디지털 시대로 이끈 버즈피드 뉴스가 문을 닫다 : 뉴욕타임스 기사

버즈피드가 망한 이유를 요약하면 3가지.

  • 수익성 낮은 디지털 광고에 의존
  • 소셜미디어 유입 트래픽 기복
  • 잘 나갈 때 채용한 비싼 인력들

결국은 지속적이고 탄탄한 수익 모델이 부족했던 것이다. 사용자가 전세계 1등이었는데도 말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소셜미디어가 그들의 운명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2010년대 모두가 열성적으로 이용한 페이스북은 2018년 뉴스사의 포스팅보다 친구들의 포스팅을 우선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알고리듬을 변경했다. 이게 치명적이었다. 우리 회사도 이때 타격이 컸고, 현재까지도 페북을 통해선 의미있는 유입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주 수입원이다? 그때부터 돈이 타들어간다. 버즈피드와 유사한, 복스(Vox) 같은 많은 뉴 미디어들이 죽어나갔고, 이제야 버즈피드는 본인의 순서를 맞은 것이다.

이 순간 미디어가 해야할 일은 자명하다. 뉴욕타임스 기사를 인용하면 “focus on developing multiple ways to make money”, 돈을 벌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MWC2023 인상적인 스타트업 5

데프턱 (DeafTawk)

  • 실시간 수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 전 세계 4억 6,600만 명의 청각 장애인과 지역사회 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함
  • 청각 장애 사용자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 현재 6가지 언어를 지원(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 중국어, 파키스탄어, 싱가포르어, 말레이어)
  • 1100명의 공인 수화 통역사 커뮤니티가 연중무휴 24시간 디지털 실시간 수화 통역을 제공. 앱을 통해 통역사를 고르면 대면 통역사를 고용하는 데 드는 높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음.
  • 의구심: 가령 진료를 받는 상황이라면, 문자를 타이핑하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과 통역 비디오콜을 이용하는 것과 어느 것이 더 수월할까?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deaftawk9215

피더 (Feeder)

  •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하여 오디언스의 반응과 감정을 측정하고 분석하여 캠페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SaaS.
  • 피더 웹앱이나 API를 활용해 마케팅 소재를 얹어 전송하고 이걸 보는 사용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분석. 사용자의 미세한 표정을 매개변수화하고 반응을 측정하여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줌.
  •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심층적인 사용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
  •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FEEDER에서 테스트하면 ROI가 크게 향상한다고.
  • Neuromarketing: 피더가 미는 단어. 학습하는 AI가 요새 가장 큰 화두인데 단순 디지털 영역에서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인 듯.
  • 홈페이지: https://www.getfeeder.com/home

모멘티 (Momenti)

  • 사용자가 직접 만지고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 플랫폼.
  • 그들의 소개에서는 “본능적이고 깊이 있는 감정적 참여를 유도”한다고.
  • 기존의 인터랙티브가 2차원 RPG라면, 모멘티의 인터랙티브는 오픈 월드 게임이랄까. 제작자의 상상력에 따라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 같음.
  • 특별한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으며, 현재 사용 중인 휴대폰이나 웹 브라우저에서 작동 가능
  • 한번 보면 완벽히 이해될 오피셜 영상: https://vimeo.com/momentiofficial

레짓헬스 (Legit.Health)

  • 컴퓨터 비전과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피부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지원.
  • 고품질의 병리 진단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고 모든 사람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건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
  • 이미지 인식과 AI 기반 추천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더 빠르고 더 나은 임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도적인 기술을 제공.
  • AI가 리얼월드에 훌륭하게 적용될 분야인 것 같음.
  • 유튜브: Legit.Health: Cutaneous AI for Dermatologists – YouTube

페이플로우 (Payflow)

  • 급여를 받는 방식을 개선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 모든 근로자에게 재정적 행복을 제공하고, 직장에서의 동기 부여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 Payflow를 사용하면 직원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급여를 받을 수 있고, 단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유연한 보수를 받을 수 있음. 원할 때마다 즉시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
  • 4YFN(4 Years From Now) 2023 위너에 선정. (4YFN에 선정되면 MWC 바르셀로나 2024에서 무료 전시, 메인 스테이지 피치 기회, 무료 입장권, 해외 언론 연결, 4YFN 뉴스에 전용 기사 게재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짐.)
  • 급여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자산을 매니징할 수 있는 교육까지도 진출할 듯.
  • 의구심: 오히려 돈을 더 자유롭게 쓸 기회를 제공함으로, 돈이 더 남아나지 않게 되진 않을지…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payflow5480/
  • 홈페이지: https://www.payflow.es/

미국 로컬 뉴스의 서비스 저널리즘

니먼랩에서 소개한 로컬 저널리즘 사례 정리

미국 뉴저지의 3곳 지역에서 시행 중인 서비스 저널리즘이 있다. 각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정부 미팅이나 연락처 정보가 필요할 땐 페이스북 그룹을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여기엔 취약점들이 많았다. 페북 그룹은 종종 사람들을 속이거나 편향된 뉴스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마지못해 사용해오고 있었다. 다른 옵션이 없었기 때문. 그래서 3곳 지역의 언론사들은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건 한 미디어 연구자의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 연구자는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지역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인터뷰해 알게 된 니즈들을 언론사에 전달했다. 다음은 각 지역과 관련된 연구 조언.

  • 패터슨(Paterson): 많은 이들이 운동, 여가, 주택, 유아 교육, 정신 건강, 음악 등을 다루는 이벤트에 관심을 보임. 패터슨 내 신뢰할 만한 기관들과 콜라보하여 이벤트를 개최하고 캘린더에 공유해보라.
  • 트렌튼(Trenton):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 듯 지자체 회의 날짜와 시간을 포스팅하고 이걸 뉴스레터와 소셜미디어로 홍보해보라. 그리고 단순히 녹취록만을 올리더라도 그 회의들을 보도하라.
  • 블레어스타운(Blairstown): 기본적인 건 트렌튼과 비슷. 더 나아가 어려운 이슈 말고 좋은 생활 방식(feel-good lifestyle)에 대해서도 취재해보라. 관련된 서비스 제공 사업자도 추천해주고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지속될지는 의문

지방(Local) 언론사들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우리 나라도 그러한 연구와 고민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 고유의 특성과 이슈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영향력이 큰 전국구 미디어라도 이를 모두 다루는 건 항상 한계가 있다. 결국은 지방 언론사가 해결해 줘야 하고, 발전해야 하는 게 맞는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니먼랩이 소개한 사례들이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언론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것 같다. 지저분한 일도 아니고, 지역 커뮤니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

저와 같은 일들이 초반엔 주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인력이 필요한 일인데, 돈이 되는가? 니먼랩 조언을 보면 스폰서 수수료 얘기가 언급돼있긴 한데 글쎄.

게다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시정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다수는 아닐 것. 지자체 일정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결과를 공유하는 건 지리한 일이다. 언론의 역할이라기보다는 정부의 역할에 가까워보인다. 공공이 해야할 일을 민간이 자발적으로 하긴 어렵다.

지속이 잘 되는지 관찰해봐야겠다. 이러한 연구들이 더 활발할 필요가 있다.

요즘 내가 구독중인 것들

1년 전 내 페북에 올렸던 글. 페북이 1년 전 추억이라며 알려줬다.

저때도 구독 중인 게 많았지만 여전히 그렇다. 현재 업데이트된 상황이다.

  • 스포티비: 베이직에서 얼마전 프리미엄으로 올렸다. 스마트TV에서도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후회 중인 포인트 하나, 그나마 만족하는 포인트 하나. 후회 중인 건 스마트TV에서 잘 안 보게 되더라. 만족하는 건, 모든 라이브나 VOD에 광고가 안 붙어 좋다. 네이버멤버십 같이 쓰면서 요금 좀 덜 내는 중.
  • 요기패스: 배달을 좀 덜 시켜 먹게 되면서 해지. 월 3번은 시켜먹지만 배민도 적당히 번갈아 쓰게 되면서 해지한 것도 있음.
  • 카톡 이모티콘: 해지. 그때는 은근 유용했는데, 또 해지하고 나니까 은근 그립지 않더라.
  • 디즈니플러스: 다른 OTT처럼 피클 플러스 통해 구독 중. 이건 내가 파티장이 아닌 파티원으로 참여. 원래는 아바타만 보고 나오려고 했는데 최민식의 카지노를 즐겨보게 되면서 끊지 못하는 중.

전체 금액은 6만원에서 7만원 정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구독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조건 하나다. 이용료보다 더 뽕을 뽑느냐. 실질적인 이득을 얻느냐, 이용료보다 큰 재미를 얻느냐다. 적은 구독료로 이용자를 만족하기 쉽지 않다. 큰 자본이 필요. 돈이 돈을 부르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미친 주인공과 미친 스토리… 넷플릭스 ‘너의 모든 것(You)’

완결된 시즌4 공개!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모든 것(You)’의 새로운 파트가 나왔다. 시즌4는 진작에 풀렸지만, 이번엔 파트1과 파트2로 나눠서 나왔다.

전체 에피소드를 푸는 추세는 이제 유행이 지났나보다. 시즌을 통째로 풀었던 넷플릭스도 이제 다른 OTT의 전략을 따라한다. 애플TV처럼 한 주에 한 편씩 풀기도 하고, 디즈니 플러스처럼 시즌을 파트로 나눠 풀기도 하는데, 이 또한 계속 바뀌어 갈 것이다. 이 모든 게 철저한 신규 구독 및 구독 유지를 높이기 위해서!

Crazy and crazy

이 드라마는 정말 여러 의미로 미친 것 같다. 이전에도 넷플릭스 추천 5 드라마에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내가 재밌게 본 베스트 5 안에 드는 것 같다.

주인공은 진짜 미친 놈이다. 흔히 싸이코라 부르는. 그런데 살인까지 저지른다. 그 살인은 본인의 논리와 사랑이라는 명분 아래에서 정당화된다. 드러나선 안 되는 일을 감추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안전이 위협되는 걸 막기 위해 등 이유는 여러 가지.

여주인공들도 여러 의미로 정상은 아니다. 사실 시즌1에서의 여주만 비교적 정상이었지, 그 외의 여주들 또한 정상 범주를 한참 벗어난다. 어쩌면 주인공은 그러한 여자들에게만 끌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시즌4를 보던 중 주인공이 이런 대사를 한다.

어쩌다 이게 내 패턴이 됐지?

여자한테 빠져든다.

함께 시체를 옮긴다.

웃기긴 한데,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대사로 손색 없다.

왜 재밌을까?

그리고 시즌이 더해갈수록 새로운 재미 요소가 발견된다. 장소가 바뀌는 재미도 있다. 뉴욕에서 LA로, 그리고 시즌4에선 영국으로까지. 장소가 바뀌니 사람도 싹 바뀌고 전체적인 문화도 달라진다.

이런 재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적절한 표현 방법을 찾지 못했는데, 나무위키에 나온 설명이 무릎을 탁 치게 했다.

시즌 1에서는 뉴요커와 여성들의 가쉽, 가스라이팅이 주요 소재며
시즌2에서는 로스앤젤레스의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의 허영심과 연예인들의 뒷면을 다루고
시즌 3에서는 교외에 거주하는 상류층들의 폐쇄적인 환경과 위선, 소위 PC로 불리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공허함을 다룬다.
시즌 4에서는 아예 영국 귀족층의 타락한 모습을 다루며 그들의 선민의식과 귀족주의를 대놓고 보여준다.

너의 모든 것 – 나무위키

‘너의 모든 것’을 보다 보면 스토리나 캐릭터가 굉장히 노골적이다. 거침 없고, 모호하지 않다. 완전히 이상한 놈들과 변태적인 상황, 한숨 나오는 전개 등등. 단순히 드라마적 재미를 더욱 극적으로 하기 위함도 있겠으나, 현상을 비판하고 패러디한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단순하게’ ‘표면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작품들과 차별화된다. 또한 드라마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 자체에 일종의 뿌듯함도 더해주는 것 같다.

비하인드

그런데 ‘너의 모든 것’이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 했었다고 한다.

제작자 세라 갬블은, 2015년에 ‘너의 모든 것’을 들고 쇼타임이라는 미국 케이블 방송사에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 그 뒤 넷플릭스에도 두번이나 찾아갔지만 다 실패였다. 미국인들에게도 좀 쇼킹했을까? 그런데 이해되기도 한다. 막상 그림이 나와보니 재밌었겠지만 제작 전엔 절레절레 했을 수도 있다. 살인이 아무렇지 않은 싸이코적인 설정, 그리고 대본을 꽉꽉 채우는 주인공의 독백이 재미없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추측도 해본다.

여튼 수번의 거절 끝에, 미 케이블 채널 라이프타임이 2017년 제작에 뛰어들었고, 2018년 7월 두번째 시즌까지도 빠르게 만들기로 한다. 넷플릭스는 2018년 12월 시즌2가 릴리즈 되기 전 ‘너의 모든 것’을 넷플릭스로 들여왔다.

지금이야 매우 다양하고 많은 콘텐츠에 돈을 쏟아붓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콘텐츠 투자에 덜 공격적이었단 걸 알 수 있다.

토스 ‘유난한 도전’을 재미있게 읽은 후기

평소에 너무나도 잘 쓰고 있는 토스에 관한 책이 나왔다니 반가웠다. 제목은 ‘유난한 도전’. 무난하지 않은 과정이 많았다는 뜻이겠지?

토스는 내 최애앱이다. 간편 송금 뿐 아니라 결제, 주식, 소비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빠르고 유려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개선되는 게 눈에 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떻게 피드백이 빠를까. 어떻게 새로운 기능들을 계속 실험할까? 짐작은 하고 있었다만, 책을 보니 답이 나왔다. 갈아넣으면 된다(…)

* 출간 후기 https://blog.toss.im/article/epilogue

출처 @토스 블로그

치대를 나온 창업자 이승건은 세상을 뒤흔드는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고전을 읽으며 이상을 키웠다. 공화정을 흠모해 회사 이름도 ‘비바리퍼블리카’로 지었다. 솔직히 오글거렸다. 이렇게 위인 만들기라니…

하지만 누구든 원대한 이상을 가진 적이 한번은 있지 않나? 단지 이승건은 평균보다 많이 이상적인 사람 같았다. 책을 읽으며 전반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손경제’ 팟캐스트에 ‘유난한 도전’을 쓴 정경화님이 나오셨는데, 관련해 이런저런 얘길 많이 해줬다. 참고해서 들어보면 재밌다.

다시 토스 책으로 돌아와서.. 초기 토스팀은 지금의 토스팀이 아니었다. 이런저런 앱을 만들며 생존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러다 여러 MVP(최소기능제품)를 실험해본 결과 간편 송금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페이스북에 ‘송금을 간편하게, 10초 만에 송금하는 서비스’라고 적어 올리고 무턱대고 광고를 돌렸다. 이틀 동안 1만 원 정도 태우자 광고는 6000명에게 노출됐고, 35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24명은 광고를 클릭해보기도 했다. 이 정도면 ‘반응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궁금했다. 아무 금융 기반이 없던 토스가 어떻게 간편 송금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방법은 CMS(Cash Management Service)였다. 흔히 자동이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렇다.

토스에서 내가 친구에게 1만원을 보낸다고 치자. 그럼 토스에서 먼저 내 친구에게 1만원을 보낸다. 그러면서 난 토스에게 1만원을 주는 자동이체를 건다. 내 통장에서 돈은 며칠 뒤 빠져나간다. 프로세스가 이상해보이지만 결과적으론 간편 송금이 완성된다.

그래서 초기엔 송금에 딜레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걸 악용하기도 했다고. 먼저 친구한테 보내놓고 내 통장 잔고를 미리 비우는 식이다. 이때 못받은 돈은 200만원쯤 된다고 한다. 아직까지 못받고 있다고…

어쨌든 토스는 이러한 모델로 간편 송금을 시작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MS수수료도 내야 하고 다시 받을 돈이지만 송금액을 먼저 내보내야 한다. 이런 일을 무턱대고 시작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이용자는 이보다 간편할 수 없다. 그래서 빠르게 이용자가 늘었다.

2014년 3월 개시한 간편송금 오픈 베타 서비스는 그야말로 미친 속도로 크기 시작했다. 가입자가 매주 8%씩 늘었다. 송금 건수와 금액은 더 가파른 기울기를 보였다. 한 번만 쓰고 마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토스를 이용한다는 의미였다. 이번 주에 토스를 쓴 사람이 그다음 주에 다시 이용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초창기 토스에 투자한 알토스벤처스와의 일화도 재밌었다.

2014년 토스가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했는데, 3등을 했다. 이때 심사위원 중 한명인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가 이승건을 찾았다. 토스의 비전을 듣고 10억을 투자하기로 했다.

몇 년 뒤 어느 인터뷰에서 한 킴은 이렇게 기억을 되새겼다. “(경진대회에) 참가했던 회사가 8개였는데, 저는 토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이승건 대표가 꿈꾸는 것에 매료됐죠.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1등 안 줬어요.”

이렇게 투자하기도 하는구나. 생존이 중요한 스타트업과 VC들은 이런 전략(?)도 펼친다는 걸 알았다.

한 킴 알토스 벤처스 대표. @토스 블로그

토스 아이콘은 왜 파란색일까? 이에 대한 일화도 있었다.

초록색은 네이버, 노란색은 카카오가 있었다. 남은 건 파랑과 빨강. 토스의 남영철은 ‘브랜딩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이런 대목을 읽었다고 한다. “파랑은 빨강과 정반대되는 색이다. 평화롭고 차분하다. 파랑은 느긋한 색이다. 브랜드 세계에서 빨강은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소매업의 색이다. 파랑은 견실함을 표방하는 기업의 색이다.”

“IT 회사가 빨간색을 키 컬러로 쓰면 안 된다는 건 네이트에서 배웠어요. 서비스에서 확인, 승인 등 각종 버튼을 만들 때 키 컬러를 쓰는데, 빨간색은 경고나 삭제의 의미가 있어서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거든요”

남영철

* 토스 로고 변경기 https://blog.toss.im/article/toss-newlogo

토스는 부단히 노력했다. 빠르게 실행하고 기민하게 대처했다. 실제로 주말도 없고 저녁도 없는 라이프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토스 문화의 정수가 발현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안녕하세요,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가 공인인증서 때문에 조회하기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스크래핑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문의드리러 왔습니다.” 모두가 파티를 즐기던 그날, 서버 개발자 왕상호가 스크래핑(scraping)팀 채널에 메시지를 남겼다.

스크래핑팀 PO 최재호가 팀원들과 논의에 나섰다. 지원금 신청은 그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될 터였다. 주어진 시간은 금토일 사흘. … 오후 2시 반, 최재호가 슬랙에 재난지원금 길드 채널을 생성했다.

“이번 주말에 재밌는 일을 벌일 건가 봐.” 오후 7시 30분 킥오프 미팅이 열렸다. 홈팀 PO 김종상과 스크래핑팀 PO 최재호가 주축이 되어 꼭 필요한 제품요건을 정리하고 각자 할 일을 분담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박서진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요구사항이 정의되고, 초벌 디자인이 만들어지고, 서버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승건도 그제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며 퇴근을 미루고 채널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림 사전신청 페이지를 완성하고 오류가 없는지 테스트까지 마친 시각은 토요일 새벽 4시였다.

팀 리더인 이승건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구하는 사람도 없었다.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잘 만들면 그야말로 ‘대박’이 될 것 같다는 흥분감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다. 평일인지 주말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마치 재미있는 놀잇감을 발견한 아이들처럼 신나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알림 사전신청자는 한나절 만에 80만 명을 기록했다. 과연 오래도록 기억될 토스다운 하루였다.

코로나19로 굉장히 익숙해졌던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 한 사람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된 토스의 이 서비스는 2~3일 만에 완성됐다. 능력 있고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다. 다른 회사에선 나올 수 없는 속도와 집중력이다.

토스는 계속 성장 진행 중이다. 사용자들이 단기간에 빨리 모였다고 탄탄대로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 계속해서 수익 모델을 증명해내야 했다. 보험, 증권, 뱅크, 페이먼츠 등.. 최근엔 휴대폰 요금제까지 선보였다. 끊임없이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토스의 유난한 도전은 오히려 지금부터일 수 있다. 현재까지의 집중력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100미터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마라톤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까? ‘유난한 도전’만 보면 마라톤 우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몇년 뒤에 꺼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도 모른다. 단지 토스 애용자로서 응원할 뿐이고, 이러한 속도를 계속 보여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