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가 디 애슬레틱을 5억5000만 달러를 주고 인수했는데, 뽕을 뽑으려면 얼마나 더 구독자를 모아야 할까?
디 애슬레틱의 구독료는 연간 기준 47.88달러. 현재 구독자수는 120만 명이다. 기자수는 대략 600명이라고 하고 아래와 같이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구독 매출만 우선 잡아보고 기자의 연봉은 10만 달러라고 대충 퉁쳐보겠다.
이것만 보면 구독자가 현재의 더블이 됐을 때 이익이 5500만 달러 정도로 인수가의 1/10 수준이 된다. 다시 말해 10년 이상 잘 키우면 본전을 뽑는다는 얘기.
난 디 애슬레틱 구독자가 NYT 독자들과 궤가 달라 좋은 것 같다. NYT가 구독 사업을 효과적으로 확장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을 보는 사람들은 민주당과 공화당 인사가 무슨 합의를 했는지 관심 없다. 감독과 선수가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관심이 많을 것이다. 어떤 CEO가 샐러리를 많이 받고, 회사의 시총이 올라갔다는 것도 그다지 궁금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아스날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오바메양의 주급이 얼마인지, 이적료는 얼마인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단기적으로 디 애슬레틱의 독자들이 NYT가 싫어, 또는 요금제가 바뀌어 이탈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현재의 퀄리티를 유지 또는 올려간다면 구독자 확보(현금 확보) 차원에서 좋은 자원이 될 것 같다.
다양한 타겟팅 확보2. 워들 인수
이번에 워들(Wordle)은 NYT가 실적 발표 직전에 인수를 발표한 게임 업체다. 게임 룰은 간단하다. 6번의 시도를 하여 5글자로 된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다. 특이한 건 하루에 한 문제만 풀 수 있다는 것. 웹사이트를 통해 들어가서 바로 플레이해볼 수 있다.
게임을 개발한 조쉬 워들은 처음엔 그의 와이프를 위해 게임을 만들었다. 와이프가 원래 단어 게임을 좋아한단다. 그러다 ‘워들’ 게임을 가족 왓츠앱에 올렸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 그래서 출시하게 된 것.
On Nov. 1, 90 people played. On Sunday, just over two months later, more than 300,000 people played.
Josh Wardle, a software engineer
단순한 게임인데 중독적이다. 하루에 한번 밖에 못하는 게 아쉽기도 하다. 90명이 이용하던 게임은 두달 만에 30만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NYT 퍼즐은 수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퍼즐 크레이이터도 있다. 이들이 인수할 정도면 굉장한 흡입력 있는 것으로 인정받은 셈.
현재 NYT는 게임, 쿠킹 등 비뉴스 콘텐츠에 214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아직 워들은 NYT 체제로 전환되진 않았다. 곧 NYT 게임에 묶여 하루에 몇 차례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면 꽤 좋은 호응이 있지 않을까.
NYT의 디지털 구독 중 뉴스와 비뉴스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아래 표), 지난 21년 4분기에 처음으로 비뉴스의 증가폭이 뉴스를 앞섰다. 디 애슬레틱과 워들의 인수는 이런 추세에 대응하는 좋은 전략 같다.
하지만 NYT가 뉴스를 2순위로 두진 않을 것 같다. 디 애슬레틱도 엄밀히 뉴스다. 단순 스포츠를 즐기는 걸 넘어 빠른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모여있다. 워들 같은 단어 게임은 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과 부합한다. RPG나 아케이드 게임이 아니다. 머리를 쓰고 교양을 늘리는 게임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구독 서비스의 성장이 놀랍다. 작년 한해는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 업계가 타격을 받은 해였다. 광고가 주수입원이 되는 언론사도 마찬가지. 하지만 NYT에게는 구독 모델이라는 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세워가는 해였던 것 같다.
요약
코로나로 인해 전체 매출은 감소했지만 이 와 중에 구독 매출은 10% 증가
디지털-온리 구독 매출이 약 30% 증가했는데 뉴스가 28%, 비뉴스가 60% 성장. 비뉴스에는 크로스워드나 쿠킹 등이 있음
광고 매출이 26% 감소. 디지털은 12% 감소했으나 지면이 40% 가까이 크게 감소함.
디지털 구독이 빠르게 증가
총 매출은 감소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당연한 결과. 하지만 구독 매출은 10.3% 증가했다.
2016년부터 구독자수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회색 음영 부분은 대략적인 수치) 종이 신문이 줄어드는 반면 디지털 가입자는 증가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2020년 52% 성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대선과 코로나 버프를 받은 것이긴 하지만.
표1. 구독자 추이 (단위: 1,000명)
디지털 구독이 늘면서 매출도 늘었다. 총 29.9% 증가. 뉴스가 27.6%, 게임이나 쿠킹 등 비뉴스 콘텐츠 구독 수익이 59.4% 증가
이를 2016년부터 표로 정리하면,
표2. 디지털 구독 매출 추이 (단위: 1,000달러)
뉴스도 대단한데, 비뉴스 부분 성장률이 좋다. 매년 50% 이상씩 성장. 크로스워드나 쿠킹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가 있다.
광고매출은 줄었다. 코로나 영향이 클 거다. 2019년이 전년도에 비해 4.9% 줄어든 반면, 2020년에는 26.1% 감소. 디지털은 12.2% 감소한 반면, 지면은 39.4% 감소했다.
하지만 NYT는 더이상 보통 언론사가 아니다. 구독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아래 2020년과 2019년 매출 비중을 보면 명확하다.
신문사를 넘어 콘텐츠 사업자로 변모
위의 표2를 표1로 나누면 인당 얼만큼을 NYT 디지털 구독에 썼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
표3. 1인당 소비 금액 (단위: 달러)
2016년에는 125달러, 즉 14만원 정도를 썼다면, 2020년에는 89달러로 약 10만원을 썼다. 월에 8~9천원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이용료와 비슷하다.
뉴스 비용이 비뉴스 비용보다는 크다. 뉴스는 4주에 8달러인 반면, 쿠킹은 5달러이고, 게임은 30일 기준 3.47달러다.
그런데 비뉴스는 소비액이 유지되는 반면 뉴스 쪽은 금액이 점점 줄어든다. 뉴스 쪽은 웰컴 할인이나 학생 할인이 대대적으로 들어간다. NYT가 점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1인당 매출은 떨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구독자가 플러스 되더라도 비용이 플러스가 되진 않는 비즈니스 모델. 더 마음껏 돈을 써도 될 것 같다.
콘텐츠 퀄리티도 대단해지고 있다.
얼마 전에도 올렸지만(인도 대기오염과 두 아이의 삶을 다룬 스토리), 디지털에서 보여줄 수 있는 뉴스의 본질적인 가치를 잘 담고 있다. 가령, 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지, 그게 빈부격차와는 어떤 관계인지, 실제로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을 너무나 훌륭하게 보여준다. 모바일에서도 잘 구동되고, 차트와 사진, 영상의 구성도 간결하고 이쁘게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