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지만 효과적이었던 앱 UI/UX 개선 3가지: 토스, 유튜브, 테슬라

나는 ‘앱파’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웹을 사용하는 부류가 있고, 앱을 사용하는 부류가 있더라. 가령 쿠팡을 이용할 때 크롬을 켜느냐, 쿠팡앱을 켜느냐의 차이다.

나는 무조건 앱을 설치하고 이용한다. 그게 훨씬 쾌적하기 때문이다. 매번 URL을 치거나 즐겨찾기를 누를 필요가 없다. 게다가 결제나 푸시 알림까지 고려하면 앱이 훨씬 좋다. (가끔 앱을 설치할 때 주는 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앱의 사소한 UI/UX가 변한 걸 캐치하는 걸 즐긴다. 묘한 쾌감이 찾아온다. 이걸 만든 기획자나 개발자가 내가 알아준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들도 그러면 쾌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자주 쓰는 3가지 앱에서 이러한 개선점들을 발견했다.

토스

정확히 말하면 토스 증권에서 발견했다.

토스 증권 > 내 주식 으로 들어가면 내가 보유한 종목 리스트가 쭉 나온다. 국내 주식도 있고 미국 주식도 있다. 그런데 이게 순서가 해당 장이 열리는 시각에 따라 바뀐다는 걸 알았다.

토스 앱 화면

국내장이 열리는 오전, 오후엔 국내 종목이 위로 올라온다. 오후 5시를 기점으로는 미국 주식 종목이 위로 올라온다. 썸머타임 중인 지금은 미국 주식 프리마켓이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다. 프리마켓 주가를 확인하려고 무심코 눌렀다가 마침 5시여서 미국 종목 리스트가 위로 슉 올라오는 걸 목격했다.

보통의 증권사앱은 국내와 해외를 탭으로 구분하곤 한다. 심지어 별개의 앱으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토스는 이걸 한번에 보여주면서도 시간에 따라 순서를 바꾼다.

토스답다고 생각했다.

유튜브

유튜브야말로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일 것이다. 스크린타임을 매번 체크하진 않지만 1위일 것이다.

유튜브는 매번 바뀌는 점들이 조금씩 있었다. 큰 업데이트는 많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자잘자잘한 부분들이 바뀌고 개선되고 다시 롤백되기도 했다.

최근에 바뀌었던 것중 좋았던 것은 재생바 조절이다.

앞으로 가거나 뒤로 다시 갈 때 재생바를 움직일 때가 있는데, 보통 현재 재생 중인 점을 눌러서 이동시킨다. 만약 점이 아닌 앞뒤 재생바 부분을 눌러서 움직이면 그 타임라인으로 점이 이동해 움직이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재생바 부분을 그냥 눌러서 움직이니 현재 점이 거기에 있지 않더라도 그 기준으로 움직였다. 이게 되게 편했다. 심지어 아무 재생바 부분을 누른채 위 아래로 움직여도 괜찮았다. 마치 iOS 키보드에서 스페이스바를 꾹 눌러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튜브는 이런 개선을 끊임없이 하는 것 같다. 영상이 재생되는 이 화면에 조금이라도 편하게, 오래 머무르라는 의도일 것이다. 이래야 돈을 번다.

테슬라

앞에서 언급한 두 앱보다 덜 대중적인 앱이다. 테슬라 차량을 갖고 있어야 이용하는 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슬라앱도 UI/UX 개선이 많은 앱중 하나다. 은근히 많이 바뀌고, 사소한 부분들이 바뀐다.

최근 유용했던 개선점은, 홈화면에서 상단에 뜨는 문구다. “O시간 동안 절전 모드에 있습니다”라는 문구.

테슬라 앱 화면
테슬라 앱 첫화면

테슬라 차량은 감시모드를 켜놓지 않는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절전 모드로 들어간다. 보통 오너들은 ‘슬립’이라고 표현하며, 꽤 장시간 슬립 상태인 경우를 ‘딥슬립’이라고도 한다. 이때 테슬라 앱을 켜면 상단에 “마지막 확인 O분 전”, “마지막 확인 O시간 전” 이런 식으로 떴다. 이건 슬립 중인 시간을 나타낸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뭘 확인했다는 건지? 혹시 어떤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닌지?

그런데 이게 “O시간 동안 절전 모드에 있습니다”로 바뀐 것이다. 의미가 명확해졌다.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니고 차량이 자연스럽게 절전, 즉 슬립 모드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별 거 아니지만 눈에 확 띄는 변화였고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졌다.

사소하지만 꽤 괜찮은 개선이다.

토스 ‘유난한 도전’을 재미있게 읽은 후기

평소에 너무나도 잘 쓰고 있는 토스에 관한 책이 나왔다니 반가웠다. 제목은 ‘유난한 도전’. 무난하지 않은 과정이 많았다는 뜻이겠지?

토스는 내 최애앱이다. 간편 송금 뿐 아니라 결제, 주식, 소비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빠르고 유려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개선되는 게 눈에 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떻게 피드백이 빠를까. 어떻게 새로운 기능들을 계속 실험할까? 짐작은 하고 있었다만, 책을 보니 답이 나왔다. 갈아넣으면 된다(…)

* 출간 후기 https://blog.toss.im/article/epilogue

출처 @토스 블로그

치대를 나온 창업자 이승건은 세상을 뒤흔드는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고전을 읽으며 이상을 키웠다. 공화정을 흠모해 회사 이름도 ‘비바리퍼블리카’로 지었다. 솔직히 오글거렸다. 이렇게 위인 만들기라니…

하지만 누구든 원대한 이상을 가진 적이 한번은 있지 않나? 단지 이승건은 평균보다 많이 이상적인 사람 같았다. 책을 읽으며 전반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손경제’ 팟캐스트에 ‘유난한 도전’을 쓴 정경화님이 나오셨는데, 관련해 이런저런 얘길 많이 해줬다. 참고해서 들어보면 재밌다.

다시 토스 책으로 돌아와서.. 초기 토스팀은 지금의 토스팀이 아니었다. 이런저런 앱을 만들며 생존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러다 여러 MVP(최소기능제품)를 실험해본 결과 간편 송금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페이스북에 ‘송금을 간편하게, 10초 만에 송금하는 서비스’라고 적어 올리고 무턱대고 광고를 돌렸다. 이틀 동안 1만 원 정도 태우자 광고는 6000명에게 노출됐고, 35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24명은 광고를 클릭해보기도 했다. 이 정도면 ‘반응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궁금했다. 아무 금융 기반이 없던 토스가 어떻게 간편 송금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방법은 CMS(Cash Management Service)였다. 흔히 자동이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렇다.

토스에서 내가 친구에게 1만원을 보낸다고 치자. 그럼 토스에서 먼저 내 친구에게 1만원을 보낸다. 그러면서 난 토스에게 1만원을 주는 자동이체를 건다. 내 통장에서 돈은 며칠 뒤 빠져나간다. 프로세스가 이상해보이지만 결과적으론 간편 송금이 완성된다.

그래서 초기엔 송금에 딜레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걸 악용하기도 했다고. 먼저 친구한테 보내놓고 내 통장 잔고를 미리 비우는 식이다. 이때 못받은 돈은 200만원쯤 된다고 한다. 아직까지 못받고 있다고…

어쨌든 토스는 이러한 모델로 간편 송금을 시작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CMS수수료도 내야 하고 다시 받을 돈이지만 송금액을 먼저 내보내야 한다. 이런 일을 무턱대고 시작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이용자는 이보다 간편할 수 없다. 그래서 빠르게 이용자가 늘었다.

2014년 3월 개시한 간편송금 오픈 베타 서비스는 그야말로 미친 속도로 크기 시작했다. 가입자가 매주 8%씩 늘었다. 송금 건수와 금액은 더 가파른 기울기를 보였다. 한 번만 쓰고 마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토스를 이용한다는 의미였다. 이번 주에 토스를 쓴 사람이 그다음 주에 다시 이용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초창기 토스에 투자한 알토스벤처스와의 일화도 재밌었다.

2014년 토스가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했는데, 3등을 했다. 이때 심사위원 중 한명인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가 이승건을 찾았다. 토스의 비전을 듣고 10억을 투자하기로 했다.

몇 년 뒤 어느 인터뷰에서 한 킴은 이렇게 기억을 되새겼다. “(경진대회에) 참가했던 회사가 8개였는데, 저는 토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이승건 대표가 꿈꾸는 것에 매료됐죠.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1등 안 줬어요.”

이렇게 투자하기도 하는구나. 생존이 중요한 스타트업과 VC들은 이런 전략(?)도 펼친다는 걸 알았다.

한 킴 알토스 벤처스 대표. @토스 블로그

토스 아이콘은 왜 파란색일까? 이에 대한 일화도 있었다.

초록색은 네이버, 노란색은 카카오가 있었다. 남은 건 파랑과 빨강. 토스의 남영철은 ‘브랜딩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이런 대목을 읽었다고 한다. “파랑은 빨강과 정반대되는 색이다. 평화롭고 차분하다. 파랑은 느긋한 색이다. 브랜드 세계에서 빨강은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소매업의 색이다. 파랑은 견실함을 표방하는 기업의 색이다.”

“IT 회사가 빨간색을 키 컬러로 쓰면 안 된다는 건 네이트에서 배웠어요. 서비스에서 확인, 승인 등 각종 버튼을 만들 때 키 컬러를 쓰는데, 빨간색은 경고나 삭제의 의미가 있어서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거든요”

남영철

* 토스 로고 변경기 https://blog.toss.im/article/toss-newlogo

토스는 부단히 노력했다. 빠르게 실행하고 기민하게 대처했다. 실제로 주말도 없고 저녁도 없는 라이프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토스 문화의 정수가 발현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안녕하세요,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가 공인인증서 때문에 조회하기 어렵다는 기사를 보고 스크래핑으로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문의드리러 왔습니다.” 모두가 파티를 즐기던 그날, 서버 개발자 왕상호가 스크래핑(scraping)팀 채널에 메시지를 남겼다.

스크래핑팀 PO 최재호가 팀원들과 논의에 나섰다. 지원금 신청은 그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될 터였다. 주어진 시간은 금토일 사흘. … 오후 2시 반, 최재호가 슬랙에 재난지원금 길드 채널을 생성했다.

“이번 주말에 재밌는 일을 벌일 건가 봐.” 오후 7시 30분 킥오프 미팅이 열렸다. 홈팀 PO 김종상과 스크래핑팀 PO 최재호가 주축이 되어 꼭 필요한 제품요건을 정리하고 각자 할 일을 분담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박서진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요구사항이 정의되고, 초벌 디자인이 만들어지고, 서버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승건도 그제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며 퇴근을 미루고 채널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림 사전신청 페이지를 완성하고 오류가 없는지 테스트까지 마친 시각은 토요일 새벽 4시였다.

팀 리더인 이승건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구하는 사람도 없었다.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잘 만들면 그야말로 ‘대박’이 될 것 같다는 흥분감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다. 평일인지 주말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마치 재미있는 놀잇감을 발견한 아이들처럼 신나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알림 사전신청자는 한나절 만에 80만 명을 기록했다. 과연 오래도록 기억될 토스다운 하루였다.

코로나19로 굉장히 익숙해졌던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 한 사람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된 토스의 이 서비스는 2~3일 만에 완성됐다. 능력 있고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다. 다른 회사에선 나올 수 없는 속도와 집중력이다.

토스는 계속 성장 진행 중이다. 사용자들이 단기간에 빨리 모였다고 탄탄대로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 계속해서 수익 모델을 증명해내야 했다. 보험, 증권, 뱅크, 페이먼츠 등.. 최근엔 휴대폰 요금제까지 선보였다. 끊임없이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토스의 유난한 도전은 오히려 지금부터일 수 있다. 현재까지의 집중력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100미터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마라톤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까? ‘유난한 도전’만 보면 마라톤 우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몇년 뒤에 꺼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도 모른다. 단지 토스 애용자로서 응원할 뿐이고, 이러한 속도를 계속 보여주면 좋겠다.

토스 주식 서비스 둘러보기

토스(toss)가 주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증권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을 1주 주는 이벤트를 했다. MTS는 지난달에 나왔고 이번에 이벤트를 하면 대중에게 알려진 것 같다.

관련기사: 토스증권, 신규 주식 계좌 수 100만개 돌파

미래에셋을 쓰고 있지만, 혹시나 삼성전자라도 1주 받을까 해서 나도 토스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개설 과정이 무척 쉽고 간결했다. 토스의 익숙한 UI/UX 기반 위에 필요한 정보들만 입력했다. 이벤트 선물로는 ‘팬오션’을 1주 받았다. 6,000원 짜린데 존버(?)해볼 생각.

둘러보기

원래 같았으면 계좌 개설하고 바로 껐을 거다. 하지만 토스 증권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좀 더 둘러봤다.

일단 홈화면. 주식앱이라고는 생각이 안 든다. 역시 토스식의 발상인가? 주식앱이라면 적어도 이러이러해야지, 하는 선입견을 과감히 깼다.

일반 MTS라면 ‘주식잔고’ ‘인기종목’ ‘최근 본 주식’ 등으로 탭이 나눠져서 보였을 텐데. 정말 모바일스럽게 꾸며놨다. 머릿속에선 계속 충돌한다. 주식앱이 진짜 이래도 돼?

이벤트로 받은 팬오션을 눌러봤다. 아침에 보니 실시간 주가 등락이 표시되고 있었다. 그래프는 1주일, 1개월, 3개월 등 기간 별로 볼 수 있었다. MT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캔들 차트는 없었다.

또 하나 신선한 것. 매수/매도가 아닌 구매하기/판매하기라는 것. 난 토스가 이 부분에 상당히 공을 들였으리라 짐작한다. 매수/매도를 헷갈리는 사람이 많을 뿐더러 너무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마치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것처럼 판매하기와 구매하기라고 표현을 고쳐썼다.

삼성전자를 사보기로 했다. 토스의 송금 화면이 뜬 줄 알았다. 일반적인 단가, 수량을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다. “현재가는 얼만데 몇주 구매할거야?” 쉽게쉽게 물어본다.

예수금이 없으니 이렇게 물어본다. 앗, 예수금이 아니라 그냥 계좌에 돈이 부족한 거다. 저기서 채우기 버튼을 누르면 기존에 입력돼있는 내 계좌에서 토스증권 계좌로 송금하는 창이 뜬다. 역시 직관적이다. 예수금이란 단어도 모르는 사람 많다.

스토리텔링도 많이 시도한다. 기간 당 업종 등락률을 이렇게 표현했다. ‘만약 3달 전에 알았더라면’ ‘만약 1년 전에 알았더라면’ 보통 투자자들이 후회하며 가장 많이 하는 얘기다. ㅎㅎ

브랜드 검색이라는 것도 있다. 가령 내가 영양제로 ‘삐콤씨’를 먹고 있는데, 문득 궁금할 수 있지 않나. 이거 어디 회사꺼지?

삐콤씨를 누르면 유한양행이라고 나온다. 친절하고 유용하다. 보통 투자 아이디어는 실생활에서 얻으라고 하는데, 이걸 증권앱으로 실현을 해주다니! 꼭 투자하지 않더라도 재미삼아 보기도 좋다.

이외에 관심 종목이나 업종을 고르는 것도 모바일 친화적이다. 이건 다른 주식앱에도 있는 기능이지만 UI나 편의성은 비교가 안 된다.

10년뒤 대세 주식앱은 뭐가 될까?

반대 의견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다른 주식앱에 비해 깔끔하긴 하나, 그만큼 기능들을 많이 쳐냈기 때문이다. 한 화면에 보이는 정보량도 적다. 소위 주식쟁이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보다보면 앞으로는 다른 주식앱들도 이렇게 변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카카오뱅크가 은행앱의 변화를 이끈 것처럼, 토스를 벤치마크 하려는 MTS 기획자들이 생겨날 거다.

만약 주식을 처음한 사람이라면 어떤 앱이 접근성이 높을까? 10대에겐 어떤 앱이 더 어울릴까? 젊은 여성이라면 토스를 쓸까, 키움을 쓸까?

실제로, 주식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한 뒤 계좌가 200만개를 돌파했다고 한다. 놀라운 건 그중에서 2030밀레니얼 세대가 70%라는 것. 약 140만명이다. 아마 이중에선 토스로 주식을 처음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토스가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4년 전 핀테크 기사를 보며…

핀테크. 지금은 뭔가 트렌드 지난 단어 같지만 15년에는 아니었다. 15년 1월, 모 언론사 기자 채용 중 실무전형 때 썼던 기사를 가져왔다. 당시 실무전형의 키워드(취재 주제)는 ‘2015년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이었다. 주제를 받아들었을 때의 분위기가 떠오른다. 약간의 긴장감, 경쟁의식 그리고 귀찮음…

다수의 시험자들은 주로 ‘사회’ 카테고리의 키워드를 골랐는데 난 살짝 비틀고 싶었다. 아니 비튼다기보다는 발상을 좀 전환하고 싶었다. 기자라고 해서 다 사회 문제를 꼬집어야 하나? 좀더 색다른 주제는 없을까?

당시 핀테크가 새로운 기술 트렌드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였다. 그래, 요걸로 한번 기획을 해보자. 아침 10시부터 5시까지 명동을 돌아다녔고, 아래 기사를 완성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국내 핀테크의 선두주자 토스는 전직원에게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과 입금 50% 인상을 약속했다. 15년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지 않은 건 동일한 것 같다. 토스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 서비스를 론칭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건 금융 관련 법을 바꾸는 것이었다고. 기술은 나와있지만 시대 사고를 반영하는 법이 안 바뀌니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죽어라 뚫을 것이다. 그게 누굴까?

기사 초반에 나오는 편의점 알바 영상은 기사에 맞는 장면을 찍기 위해 두어 군데 편의점에 가서 시도한 것이었다. 다행히 알바가 앱카드 하는 방법을 몰라 내가 원하는 그림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몇년 뒤 유튜브에 들어가보니, “뭘 이런 걸 찍어서 올리냐”고 욕하는 댓글 투성이다.ㅠㅠ 당시 알바생에게 심심한 사과를…


2015 한국의 핀테크 현주소··· 편의점에서 캔음료 하나 사기도 어려워

“네? 스마트폰으로요? ··· 잠시만요.”

편의점에서 커피 음료를 사려고 스마트폰을 내밀자 점원은 당황스러워했다. 바코드 기계로 핸드폰을 한참 찍어보고 포스기(계산대) 버튼을 여러 번 눌러보지만 좀처럼 계산이 되지 않았다(아래 영상). 약 1분 여를 그렇게 씨름한 후 자기보다 높은 매니저를 불러 도움을 청했다. 매니저는 스마트폰을 건네받고나서 몇번 포스기를 누르더니 결제를 진행했다.

편의점에서 스마트폰을 내민 것은 그 안에 설치된 ‘앱카드’ 어플로 물건을 계산하기 위해서다. 앱카드는 은행에서 제공하는 어플을 설치해 결제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결제 프로그램이다. 2013년 9월 KB국민은행에서 내놓은 앱카드 어플은 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100만 건 이상 다운로드 횟수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신한앱카드와 현대앱카드가 100만 건 이상, 롯데앱카드가 5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모바일 앱카드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핀테크(FinTech)의 한 분야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기술을 사용해 결제나 송금 등을 편리하게 하도록 돕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다. 구글과 애플,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이 핀테크 영역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핀테크 시장은 걸음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루 유동인구가 150만명에 달하는 서울 명동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상점을 찾아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카페와 의류점, 화장품 가게에서 모바일로는 물건을 살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코드로 스마트폰 화면을 찍었지만 카드의 유효년월을 읽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 자체가 없는 곳도 있었다. 모바일 결제가 되는지 여부를 모르는 가게도 수두룩했다. 그나마 결제가 가능한 몇 곳도 점원이 결제 방법을 몰라 허둥대기 일쑤였다.

서울 명동에서 모바일 결제가 불가능한 상점을 지도상에 별표로 표시했다.

이날(6일) 확인된 것만 해도 35곳이었다.

현재 오프라인에서 KB국민 앱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하나로마트 3곳 뿐이다. 롯데닷컴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 결제만 가능하다. 두번째로 큰 신한앱카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아 편의점 2곳과 대형마트 2곳에서만 앱카드를 쓸 수 있다. 롯데앱카드는 그나마 많아 오프라인 13곳에서 스마트폰 결제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글로벌 기업의 모바일 결제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미 전역 약 22만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2월 8일 중국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가 공개한 ‘2014 알리페이 지불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내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2%에서 올해 54%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한국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의 지하상가는 그야말로 알리페이의 ‘전용 광고판’이 됐다. 지하도 출입계단 벽에는 “중국 관광객 여러분 이제부터 택스리펀드는 알리페이로”라는 문구가 덕지덕지 붙어있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알리페이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실제 명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에서는 알리페이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쇼핑 중이던 중국 관광객 즈저카이(25)씨는 “모바일 알리페이를 현재 쓰고 있다”며 “여기(한국)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명동 지하상가 출입계단 벽이 알리페이 광고문으로 가득 찼다(위). 아래는 인터뷰에 응한 중국인 즈저카이(25)씨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 어플을 보여주는 사진.

국내 IT 기업 중에서도 최근 다음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카카오페이’와 ‘라인페이’를 선보이며 핀테크 공세에 적극 나섰으나, 아직은 뚜렷한 실적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올초 금융당국은 ‘핀테크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그간의 핀테크 업체 성장을 가로막은 법·제도를 반성하는 분위기다. 강임호 한양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국내 모바일 결제 등 핀테크 시장을 키우려면) 먼저 ‘소비자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정책이 잘 갖춰지더라도 소비자들이 결제를 위해 스마트폰을 쉽게 꺼내들지 않는다면 모두 헛수고라는 것이다. 누가 먼저 가맹점 수를 늘리고 결제과정을 간소화하느냐 따라 2015년 핀테크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