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서 뉴스레터를 여러개 받고 있다. 그중에 ‘For You: Catch up on today’s stories’라는 레터가 있다. 매일 날라오는데 사실 언제 어떻게 신청했는지는 가물가물.
레터를 열어볼 때도 그냥 휴지통에 넣어버릴 때도 있는데, 그런 나와는 상관없이 뉴욕타임스는 열일 중이다.
메일을 열면 깔끔한 디자인의 뉴스레터가 반긴다.
보통 큰 썸네일 기사 3개와 기타로 추천하는 기사 3개가 실린다. 첫번째는 내가 좋아할 것 같은 기사(We thought this might interest you). 음? 그런데 내가 저런 어드벤처류를 좋아했었나? 책 소식을 받고 싶긴 한데 저런 장르는 좀.. 뉴욕타임스가 거기까진 파악을 못했나보다.
두번째는 내게 추천하는 기사, 세번째는 다른 독자들이 읽은 인기 기사다.
흥미가 가는 건 이 부분이었는데, 레터 상단의 ‘CHOOSE YOUR INTERESTS’를 누르면 위와 같은 페이지로 연결된다. 여기서 내 관심사를 선택할 수 있다. 테크, 비즈니스 위주로 다시 골랐다.
근 몇년간 뉴닉을 필두로 뉴스레터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었다. 스킴 같은 뉴스레터가 우선 해외에서 흥행을 많이 했고, 이메일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사적인 영역에 정보성/홍보성의 무언가를 꽂아주는 성격이기 때문에 잘만 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거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
뉴닉의 마스코트
그런데 뉴닉은 나랑은 잘 안 맞는 것 같았다. 밀레니얼 겨냥해 마스코트도 만들고 말투도 young하게 쓰고 있며 중간중간에 이모지도 써가며 아기자기하게 편집을 잘 하는데, 오히려 내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장애물이 됐다. 뭐랄까, 내용에 집중이 안 되고 분산된다고 해야 하나.
무엇보다 전반적인 이슈를 훑어주는 컨셉이 끌리지 않았다. 나는 특정 분야의 소식을 더 깊게 파주는 레터가 더 좋았다. 버티컬 할 수록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회 이슈나 대중문화 소식(BTS 같은…)은 별로 뉴스레터로 읽기 싫었다. 안 그래도 뉴스로 쏟아지는데 굳이 메일에서도 읽는다? 읽기도 전에 바로 휴지통으로 보낸다. 대신 주로 테크나 비즈니스, 주식시장, 벤처 레터를 선호한다. 특히 외신을 번역해준다든지, 여러 곳에 흩어져있는 정보를 잘 모아서 정리해준다든지 하는 레터가 꽤 괜찮았다.
모야 레터는 살짝 특이하다. 뉴스레터 제목 밑에 적혀있는 문구가 이렇다. “MoYa 뉴스레터는 놓쳐선 안 될 세계 주요 뉴스를 인공지능으로 요약한 후 전문 번역사가 정확하게 번역해서 매일 보내드립니다.”
하루 8개의 주요 뉴스가 1꼭지당 한글 400~500자로 요약돼 온다. 이걸 일단 AI가 요약한다는 것 같고. 각 요약 기사 밑에는 기사 원문 링크와 본문 번역 요청 버튼이 달려있는데, 이게 재밌다. 본문 번역 요청을 누르면 번역본을 받을 이메일 주소란과 예상 금액이 뜬다.
영문으로 2,600자 정도 되는 텍스트를 번역하는데 24,060원이 든다고 떴다. 오, 이거 괜찮은데? 나도 알바 뛰고 싶은데?
이 본문 번역료가 텍스트 길이에 따라 다른건지, 글의 난이도도 따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살짝 비싸보인다는 거다. 다른 뉴스레터와 비교하면 수익 모델이라는 건 확실해 보이는데, 과연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게 수요가 있으니 이렇게 가격이 정해진 거겠지? 짐작해보면, 예산이 어느 정도 있는, 리서치를 전문으로 하는 부서가 있다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겠다. 또는 정확한 번역으로 게재해야 하는 학술이나 출판의 목적으로 쓸 수도 있겠다. 여하간 일반적인 B2C는 아닌 것 같다.
레터에 실리는 8개의 기사는 테크,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좋다. 매일 오기 때문에 후루룩 훑는 식으로 체크하면 꽤 많은 동향들을 파악할 수 있다. 모야 레터는 평일 오후 5시쯤 발송된다.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읽기 좋다.
1년 마다 돌아오는 뉴욕타임스 실적 정리. NYT가 아무래도 전세계 1등 신문사다 보니 거기서 발표하는 게 항상 화제가 된다.
우리도 한국의 1등 신문이라(고들 하여) 열심히 NYT를 보고 있다. 물론 그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못하고 있지만 그들이 뭘 하나 보기는 열심히 본다. 아마 각국의 모든 신문사들이 이렇게 NYT를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따라해보다가 잘 안 돼서 포기하기도 하고. (관련글: 뉴욕타임스 2018년 실적:디지털 전환 순항 중)
NYT 매출 ⓒinvestors.nytco.com
2019년 디지털 매출 8억 달러(약 9,500억원) 기록. 8억 달러는 NYT가 4년전 세웠던 2020년의 디지털 매출 목표로, 이를 1년 앞당겨 달성.
디지털 구독 매출은 18년 4억 달러보다 15% 늘어난 4억 6천만 달러(약 5,500억원) 기록. 이중 뉴스 구독 매출이 4억 2613만 달러.
2019년 한해에만 100만 신규 디지털 구독자 확보. 디지털 구독자만 총 440만명이며 종이신문까지 합하면 총 525만명이 NYT를 돈을 내고 보고 있음.
18년에 비해 19년 지면 광고 매출은 9.7% 떨어졌는데, 디지털 광고 매출은 0.6% 상승.
디지털 쪽에서의 미약한 상승은 디스플레이 광고 6.4% 감소와 기타(Other)의 25.5% 상승이 상쇄된 결과임. 여기서 기타에는 ‘더 데일리’ 등 팟캐스트에 붙은 광고 매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됨. 지난 한해 847억원의 기타 디지털 광고 수익을 벌었음.
이외 수익으로는 훌루에서 서비스 중인 영상 다큐 시리즈 ‘더 위클리(The Weekly)’의 라이센싱 수익과 와이어커터 같이 제품을 리뷰해 레퍼럴 코드로 매출을 가져오는 사업 등이 있음.
뉴욕타임스는 2019년에도 성장했다. 물론 18년에도 성장했고 올해도 더 성장할 것 같다. 이제는 기존 권위있는 종이신문의 모습을 많이 탈피한 것처럼 보인다. 종이도 여전히 잘 하지만 성숙한 디지털 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연매출 8억 달러, 디지털구독자 440만명. 언론사가 디지털에서 실현할 수 있는 숫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NYT는 그걸 해냈다. 디지털 매출은 본인들의 목표 기한보다 1년을 앞당겨 해냈다.
1년 전 ‘Our Path Forward’ 보고서를 통해 뉴욕타임스는 2020년까지 디지털 매출 목표를 두 배인 8억달러로 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에는 디지털 구독자 증가가 있습니다.
…6년 전 0명으로 시작한 디지털 온리 독자가 작년 한해 50만명을 추가로 확보해 지금은 누적 150만명의 ‘디지털 온리’ 구독자들이 있습니다. 또한 100만명의 지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NYT은 2011년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지 9년이 지나 440만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얻었다. 2017년 보고서를 참고하면 2017년 초 150만명이었던 수치가 3년이 지나 3배로 성장한 것이다. 훌륭한 기록이고, 대단한 실행력이다.
모든 광고 매출이 하락했는데, 디지털 기타 광고 매출만 25% 신장 ⓒinvestors.nytco.com
특히나 기존의 텍스트 저널리즘 외에 다양한 사업들의 성과가 나오고 있어 눈에 띈다. 수익 보고서에 디테일하게 명시돼있지는 않지만, 먼저는 팟캐스트다.
미국 기준 항상 최상위에 랭크된 더 데일리(The Daily)가 최고로 흥행을 하면서 여기에 붙는 광고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더 데일리는 2017년 보고서가 발표되고 한달 뒤인 2017년 2월에 론칭했다. 타이밍을 보면 NYT가 정말 작심해 만든 작품으로 느껴진다. 실제 콘텐츠도 작심한 듯 퀄리티가 높다. 현지시각으로 매일 아침 6시에 나오는 팟캐스트는 진행, 리포트, 음향 등 품질이 말할 것 없이 최고다. 4명으로 시작한 팀은 해가 갈 수록 8명, 15명 늘더니 작년 기준 30명이 넘는 큰 조직으로 발전했다.
OTT 서비스 훌루에 선보이고 있는 주 1회 다큐 더 위클리도 기대해볼만 하다. 아직 구체적인 매출이 나오진 않았지만 라이센싱 수익을 꽤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콘텐츠의 라이센싱 수익과 와이어커터 같은 서비스 저널리즘의 수익 등등이 기타 매출로 잡혔는데 2018년 4,940만 달러에서 7,98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NYT는 이제 신문사를 넘어 종합 콘텐츠 제작사이자 플랫폼이 되고 있다.
NYT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있다. 현재 시총은 7조원 정도. 2000년 중반 고점을 찍었다가 2010년대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를 거치면서 주가가 많이 주저앉았다.
2011년 디지털 유료화, 2014년 보고서, 2017년 보고서 등 NYT의 굵직굵직한 발표들이 지나간다. 교과서적인 쇄신 과정을 거쳐 NYT는 실적을 많이 개선했으며,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해 미래 전망을 밝혔다. 주가는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Google Stock
그러고보면 한국의 언론사 중에서 상장된 회사가 있었던가. 자회사 또는 계열사가 상장돼있는 경우는 있지만 본사가 상장돼있는 케이스를 난 모른다. 대부분 언론사의 기업 정보가 공개돼있지 않고, 또한 소수의 주주가 지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거래 중인 주식의 대주주라도 의결권이 제한돼있다(클래스A 주식). NYT는 설츠버거 집안이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88%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이사회의 결정과 일반 주식의 주주의 이해가 엇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회사 경영을 보장해주고, 구성원들이 합의한 사항을 외부의 압력없이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자가 자본시장의 압력을 무시할 수 있게 해주고, 단기 투자자들과 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이는 위임장 대결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연구개발을 축소하거나 기업 구조조정을 늦추는 등의 근시안적 조처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최상의 방책이 될 수 있다.
연 단위로 양도차익 250만원이 공제되며. 그 이상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20% 지방소득세 2% 해서 총 22%를 내야함. 가령 300만원 수익을 봤다고 치면, 공제 250만원 제외하고 50만원의 22%인 11만원을 내야함.
(해외에 상장된 국내 중소기업 주식은 이 절반인 11%.)
양도소득세를 절약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1 일부 매도
250만원 이상 수익난 종목 중 일부를 매매하고 다시 매수. 양도차익이 250만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주식을 매도 하고, 당일 또는 며칠 차이로 다시 매수하기. 장기 보유 목적에 부합함.
장기 보유 목적의 손실 종목이 있다면 수익난 종목과 같이 매도하고 손실 종목을 재매수. 이렇게 하면 당해년도의 손익이 상계가 되며 손실 종목을 더 싼값에 매수할 수 있다.
해를 바꿔 매도. 가령 한 주식을 12월에 매도하고 1월에 매도해 수익의 일부를 다음 년도로 옮김. 장기 보유 목적이 아닌 즉시 현금화를 할 때 적합한 방법.
2 증여
양도차익이 큰 경우 가장 좋은 방법. 250만원 기준을 한참 넘어설 때는 그냥 양도하자;;
양도받은 사람의 입장에선 양도 받을 때의 시세가 매수 단가가 되므로 받은 즉시 손익실현하면 과세대상이 안 되게 됨.
증여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이 과세 기준(매수 단가).
공제 한도: 배우자 6억원, 직계존속 5천만원, 미성년자 직계존속 2천만원
증여 후 원 소유자에게 이관하면 부당행위에 해당될 수 있음. 양도 받으면 그 사람 명의로 그냥 사용해야 함.
해외 주식 매매시 주의점
결제시점을 주의 해야함. 미국의 경우 T+3일에 실제 주식이 결제가 된다. 크리스마스 등 휴장일에는 결제 안 된다는 것 감안해서 매매해야. 미국은 12월 31일에 보통 휴장하진 않음.
환율은 실제 결제 되는 시점의 환율이 적용됨. 크게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나 250만원 기준에 간당간당하다면 환율 때문에 250만원을 초과할 수 있으니 약간의 여유를 두고 거래하는 게 좋다.
해외주식에서 플러스, 국내주식에서 마이너스 순익이 났다고 해 상계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2020년 1월 1일부터 국내 주식 중 대주주의 상장 주식 거래, 비상장 주식 거래의 경우 해외주식의 손익과 통산이 가능. 아무튼 흔히 ‘개미’들이 거래하는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는 포함 안 됨.
선입선출, 후입선출, 평균단가 등 차익을 산정하는 기준은 증권사마다 다르니 개별 증권사마다 확인해야 함.
먼저는 아이폰11이 잘 팔려 전체 아이폰 매출을 늘렸다는 거다.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인덕션으로 놀림받던 아이폰11이 오히려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처음엔 나도 저건 잘 안 팔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하나 둘 쓰면서 만족하는 걸 보니 역시 애플은 애플이라는 걸 체감했다.
아이폰11
그러고보면 신형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비아냥이 꼭 있었다. 아이폰4에서 5로 넘어갈 때도 길이만 길어져서 나중엔 검처럼 쭉 길어질 것이라느니, 노치 디자인이 나왔을 때도 M자 탈모형 같다느니 비난했다. 그런데 조금만 지나면 모두가 그 디자인을 따라하고 있다. 이런 게 애플의 저력인 듯.
다시 돌아와서 인상적인 다른 포인트를 꼽자면 웨어러블 기기가 잘 팔린다는 것이다. 애플워치와 에어팟이 대표적. 2~3년 전만 해도 이런 걸 사용하면 다소 긱(geek)스럽게 봤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에어팟이 특히 그런데, 요새 지하철을 타면 이어폰을 쓰는 사람의 1/3 이상은 에어팟을 꼽고 있다. 차이팟 같은 제품까지 포함하면, 절반 이상은 콩나물 모양의 무선 이어폰을 쓴다.
에어팟, 정말 편하다. 난 2017년 초에 1세대 에어팟을 샀다. 당시엔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그 누구도 끼고 다니지 않았다. 에어팟 또한 인덕션 아이폰처럼 디자인적으로 비난이 많았었던 시기다. 그런데 난 에어팟이 정말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다. airbuds로 통칭되는, wireless 블루투스 이어폰이 당시에도 몇개 있었는데, 대부분 크리티컬한 단점이 하나씩 있었다. 영상 플레이할 때 음성이 딜레이가 생긴다든지, 블루투스 연결이 잘 끊긴다든지, 통화할 때 보이스 음질이 너무 안 좋다든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에어팟은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해결했고, 거기에 케이스에서 빼기만 하면 자동으로 페어링이 됐다(당시 다른 에어버즈들은 꼭 전원 버튼을 눌러 페어링을 시켜야했다). 20만원을 주고 샀지만, 비싸다고 생각했던 적이 한번도 없을 만큼 유용하게 써왔다. 심지어 지금도 쓰고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추가된 에어팟 프로는 30만원 초중반의 가격대인데도 물량이 없어 못판다고 한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다른 이어폰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좋다는 리뷰도 많다. 애플이 작정한 것 같다.
에어팟 프로
애플워치는 써보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 갤럭시 워치를 쓰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의 유용함을 잘 안다. 고가의 시계가 필요 없다. 전화와 문자 알림, 아침 알람 기능처럼 기본적인 기능이 일단 좋고, 간단한 톡 대화나 날씨나 일정 체크 등을 할 수 있어 편하다. 개인적으론 수면나 걸음량은 확인을 잘 안 하는데,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겐 더 플러스 요인이 될 거다. 요즘 스마트워치는 방수 방진도 잘 돼있고 튼튼해서 전천후(?) 느낌도 난다. 웨어러블 시장은 더 커질 것이고 애플 워치가 선두 그룹에 있는 건 분명한 팩트.
여러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다가 이런 걸 봤다. 블룸버그의 칼럼이다. 제목은 ‘애플은 웨어러블의 족쇄를 풀어줘라’. 애플 생태계에서만 쓸 수 있게 하지 말고 가령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도 애플 워치를 쓸 수 있게 해줘라, 하는 내용이다.
블룸버그 필자는 과거 케이스에서 교훈을 찾는다. 주인공은 아이팟. 아이팟이 처음 출시됐을 때는 맥 유저만 사용할 수 있었다. 판매량이 그닥 많지 않았었는데, 2002년 윈도우 버전으로도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4년에는 맥 판매량을 추월했다. 싸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좀더 보면 2004년 이후에 아이팟이 대량으로 팔리면서 덩달아 맥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명확히 보인다.
ⓒ 블룸버그
당시 애플의 CFO였던 프레드 앤더슨은 이를 예측했다. 그가 한말.
(If) they love the experience of not only our music store, but our iPod, then they may the next time they decide to buy a second or third computer for their home, they may decide to buy Mac.
(만약) 사람들이 우리의 뮤직 스토어 뿐만 아니라 아이팟의 경험을 좋아한다면, 그들은 집에서 쓸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PC를 사려고 할 때, Mac을 사기로 결정할 것이다.
아이폰은 이러한 아이팟 성공의 결과물일 수 있다. 아이팟으로 인해 아이튠즈나 맥의 생태계가 더 확장됐고 필연적으로 아이폰이 나왔다는 분석도 가능하기 때문. 그렇다면 2020년대를 맞이한 애플이 또다른 ‘아이폰 신화’를 쓰기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할까? 블룸버그 칼럼은 새로운 아이팟의 역할을 에어팟와 애플워치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에어팟은 안드로이드에서의 사용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부족하다. 기능적으로도 그렇고, 블루투스도 최적화돼있지 않아 아이폰 연결에 비해 종종 끊긴다. 해답은 간단. 애플에서 안드로이드용 앱을 만들면 된다. 그리고 최적화 셋팅을 해주면 된다.
애플워치는 더욱이 안드로이드에서 사용이 불가하다. 아이폰6s 이상의 최신 버전의 iOS 폰에서만 작동한다. 이를 풀어주면 어떨까? 아이폰 판매가 줄어들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애플워치 때문에 다음 번 스마트폰을 살 때 아이폰으로 바꾸려고 할 수도 있다.
순수 애플유저는 이에 반대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 칼럼은 애플 생태계를 벗어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고 주장한다.
Apple purists would argue that it’s precisely this tight integration with the iPhone that makes wearables such as Apple Watch and AirPods such valuable products. That’s true, but capping your potential audience to just 15% of the global smartphone market is a pretty shortsighted way of making the point especially when there’s so much revenue to be had from non-hardware services.
순수 애플 유저들은 아이폰과의 타이트한 결합이 애플워치와 에어팟과 같은 웨어러블의 가치를 높이는 명확한 방법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것은 사실이지만, 애플의 잠재 고객들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5%에 국한시키는 건, 특히 비하드웨어 서비스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수익이 있다는 걸 고려했을 때 매우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나도 이 주장에 매우 동감한다. 개인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면, 난 앱을 사거나 인앱결제를 잘 하지 않는 편이다. 돈을 지불해서 쓸만한 대단한 기능들을 아직 잘 보지 못했기 때문. 그나마 유료로 사서 쓰는 건 카톡 이모티콘 정도? 그런데 최근에 두번이나 유료 결제를 한 게 있었는데 바로 갤럭시 워치 배경화면이었다. 워치를 계속 차고 다니니 매번 보는 배경화면이 질려서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기본 제공 화면을 돌려쓰는 건 한계도 있고 이쁘지도 않아서 유료로 몇개 질렀다. 소액이긴 하지만 이런 곳에 돈을 잘 안 쓰는 성향이라 스스로도 신기했다.
내가 안드로이드 유저인데 애플워치를 쓴다면 앱스토어에서 배경화면을 사서 쓸 유인이 된다. 이러한 앱스토어 매출은 서비스 매출로 들어가고 현재는 전체 애플 매출의 10%대를 차지한다. 웨어러블을 필두로 해 앱스토어가 일정 부분 개방되면 1) 이런 서비스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가능하고 2) 더 나아가 아이폰 등 다른 애플 기기를 사게될 확률도 높아진다.
애플은 앞으로 확장을 추구할까? 생태계 공고화를 추구할까? 전자로 가면 난 기꺼이 애플의 주주가 될 것 같다.
테슬라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다. 이틀간 조정이 있어 현재까지 수익률은 +120%. 누적 수익률은 최고 +135%를 찍었다. 복기 차원에서 잠시 정리해보려 한다.
오늘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513달러다. 앞으로도 이러한 종목을 발견하고 매수할 수 있을까? 게다가 테슬라는 시총 100조의 거대 기업이 됐다. 덩치가 큰 곳 중에서 이런 성장성을 발견하고 들어갈 수 있을까? 보다 성공할 수 있는 투자를 위해 테슬라를 매수했던 이유를 정리했다.
이틀 전 주가(…)
1. 전기차에만 집중 → 기술적 우위
테슬라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소프트웨어, 배터리, 자율주행 기술 등. 생산 초기엔 일명 ‘저세상 마감’과 초보적인 결함들 때문에 자동차 제조를 만만하게 본다며, 완성차 업체로부터 비웃음을 당했다. 그런데 수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를 비웃던 완성차 업체가 지금은 오히려 기술력의 한계로 양산이 더뎌지고 있다.
테슬라는 기초 기술을 비롯해 중요한 것에만 계속 집중했다. 슈퍼차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오프라인 스토어 문을 닫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기 시작했다. 차를 인터넷으로만 구입하는 시대가 온 것. 없어진 오프라인 딜러 역할은 테슬라 차주들이 대신한다. 테슬라 차주가 제공하는 추천 코드로 테슬라차를 사면 양쪽이 모두 11만원 상당의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2. 실사용자들의 긍정적 입소문
테슬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후기는 대체적으로 이렇다. “미래형 자동차” “자동차라는 느낌보다는 커다란 IT기기를 사용하는 것 같다” “오토파일럿, 서몬(원거리에서 출차하는 기능) 등 기술이 놀랍다” “잘 나간다”…. 대부분 긍정적이다.
단점도 존재하긴 한다. “마감이 별로다” “단차가 있다” “풍음이 심하다” “잔고장이 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눈감아줄 만한 기술력이 좋은 자동차임에는 틀림없다.
3. 힙한 느낌
테슬라엔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있는데, 다른 무엇보다 굉장히 ‘힙한 느낌’이 있다. 여러 요소가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차: 글로벌 기술의 선두주자들이 가장 많이 타고 다님
전기차는 지속적으로 모멘텀을 발생시켜왔다. 먼저는 전기차 보조금. 중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국매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비록 이제는 보조금을 없애거나 줄이려는 추세이긴 하나 전기차가 그렇게까지 활성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급격한 삭감은 어려울 것이다.
테슬라의 생산공장 확충 소식도 주가를 끌어올린 계기였다.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상하이에다 지었고 해외에서 처음으로 생상된 모델3가 지난 7일에 고객에게 인도됐다. 독일 베를린 인근에 두번째 해외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아시아, 유럽에 공급이 확대될 것이다.
5. 낙관론 vs 비관론 팽팽… 전망은 괜찮은데 주가는 계속 하락?
운이 좋았다. 테슬라는 한동한 200달러 후반에서 300달러 초중반을 왔다갔다하며 박스권이었는데, 작년 초 300을 뚫고 밑으로 내려왔다. 그간 테슬라를 2~3번 거래했다가 지켜보만 보던 나는 저가 매수기회라고 보고 들어갔다. 그러다 4~5월을 지나며 200을 뚫고 내려갔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해외 주식 종목을 대거 정리하면서 일부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 평균단가는 228달러였다. 500달러까지 슈팅하기 바로 직전이었다.
200 언더로 떨어졌던 요인은 작년 초 해외 배송 딜레이, 생산 차질 이슈로 인한 위기감이었다. 테슬라를 향한 지속적인 쇼트 의견이 있었고, 예상 컨센서스 대비 생산량이나 배송량이 모자라면 너도나도 팔아치워 급격하게 주가가 떨어졌다.
물론 고객한테 최종적으로 인도하는 것까지 회사의 역량이지만, 배송은 테슬라의 핵심 역량은 아니라고 봤다. 배송에는 제조사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한다. 테슬라의 충성 고객들은 배송의 지연을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차를 주문하고 몇년도 기다리는데 몇개월이야… 생산은 자동화되고 있고 목표 생산량을 맞춰갔다. 중국에서도 생산이 시작됐다. 유럽에서도 시작될 것이다.
기업의 핵심 가치가 흔들리지 않는 한 그 주변에서 위협하는 변수들은 크리티컬한 요소가 되지 못한다. 일시적인 악재일 뿐이다. 테슬라의 핵심 가치는 생산, 배터리, 충천소, 소프트웨어 같은 것에 있을 것이다. 2등과 차이를 벌려놓은 이러한 요소들이 타격을 받지 않는 한 주가는 제자리를 찾고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쪽으로 기울고 있지 않은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3~4년만 지나면 훨씬 활성화될 시장이다.
덕분에 위험한 주식이라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를 사고도 맘편히 살았다. 물론 그때그때 동향은 파악하고 전문가들이 내놓은 의견들도 틈틈히 확인했다. 나만의 분석과 믿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 신문 유료부수가 얼마나 되죠?” “100만 넘는 곳이 하나도 없죠? 그것도 몇몇 신문사를 제외하면 턱없이 부족하죠. 10만, 20만…” “이 정도로 신문이 안 팔리는데 신문을 ‘매스미디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언론재단에서 별로 새로울 것 없는 강의를 듣던 중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게 한 강사의 말이었다.
“그런데 요즘 언론사들 네이버에서 채널 구독자수 모으고 있죠?” “1등이 중앙일보인가요? 300만이 넘었죠.” “조선은 몇명인가요?”
훅 들어온다.
“250만이요.” (그쯤 됐었다.)
“200만, 300만 넘는 언론사가 10군데가 넘었죠. 그럼 이제 매스미디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겠죠.”
아뿔싸, 일반인들의 시점에서는 신문사든 방송사든 네이버 덕분에 매스미디어의 지위(라면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거구나. 신방과 수업에서 익히 들었던 매스미디어가 재정의되는 순간이었다. 하긴 이제 신방과도 아니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지(…)
모바일 시대 10여년째.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뉴스를 보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가장 간편하게 볼 수 있는 플랫폼은? 단연 포털이다. 뉴스든 비뉴스든, 매일같이 수만 개의 콘텐츠가 쏟아진다. 언론사들은 네이버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네이버의 뉴스 정복사는 진행형이다
최초엔 네이버에 뉴스캐스트가 있었다. 네이버는 수많은 언론사의 콘텐츠 중 사람들이 볼만한 뉴스를 픽해 메인에 걸었다. 자극적인 제목들이 넘쳐났다. 언론사의 디지털뉴스부서는 네이버 메인에 자기네들의 기사를 걸어 트래픽을 끌어와야 했다. 그 결과 ‘충격’ ‘경악’ ‘섹시’가 득실댔다.
이러한 폐해가 계속해서 거론되자 네이버는 2013년 뉴스캐스트를 접고 뉴스스탠드를 도입한다. 뉴스스탠드는 언론사가 직접 본인들의 이름을 걸고 온라인 지면을 꾸미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네이버도 언론사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진 못했다. 뉴스 제목 없는 네이버 메인은 허전했고, 언론사는 아웃링크 트래픽을 상당수 잃었다.
그러다 모바일 뉴스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네이버는 2017년 뉴스스탠드와 ‘오늘의 신문’, 그리고 모바일판을 합친 ‘채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구독 시스템도 도입한다. 언론사별로 구독자를 유치하게 하고, 그 숫자를 옆에다 노출시키는 것이었다. ‘조선일보 50만 구독’ 이런 식이었다
조선일보 네이버 채널
키를 잡은 네이버
네이버가 도도하고 영리하게 판을 깐 것이라고 본다. 마치 ‘너네 겉옷, 양말 다 벗고 저기 체중계에 올라가서 몸무게 불러’라고 학생들한테 말하는 양호 선생님처럼.
몇몇 언론사는 적극 호응했고 스타트를 잘 끊었다. 중앙과 jtbc가 대표적이다. 몇십만의 구독자와 함께 초반부터 잘 나갔다. 몇몇은 심드렁했다. 조선이 그랬고 평타는 쳤다. 이들 소수를 제외하고는 기를 쓰고 매달렸지만 결과가 그렇게 좋진 않았다. 2017년의 구독 시스템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채널 구독자 300만 시대. 중앙과 jtbc가 350만을 넘었고, 10여개의 언론사들이 200만을 넘었다. 언론사들의 구독자 모집 경쟁이 상당했다. 에어팟도 주고 비타500도 주고 줄 수 있는 건 다 주는 것 같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조선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초반에 심드렁했던 게 여기까지 와보니 이젠 자존심이 상하는 거다. 그래서 여행권도 주고 스피커도 주고 피자도 주고 음료수도 줬다. 그렇게 구독자를 꾸역꾸역 채워갔다.
올해 네이버는 뉴스 영역에서 큰 변화를 예고했다. 네이버가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공급받는 대가로 제공하는 ‘전재료’를 없앤다. 대신 네이버 내 기사 트래픽을 바탕으로 광고 수익을 배분한다는 것이다. 물론 광고를 직접 영업해 걸 수도 있다. 네이버 입장에선, ‘뉴스 독자는 잃지 않겠다, 대신 돈을 벌든 안 벌든 그건 알아서 하라’는 것. 언론사는 각자도생해야 하고 울타리 없는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2019 네이버 미디어 커넥트데이 발표 자료 중
유통의 다변화, 언론사는 적응해야 산다
하지만 경쟁이 꼭 진흙탕 싸움만 될까? 그렇진 않을 거라고 본다. 내공이 있으면 살아남을 거고, 내실 없이 껍데기에만 신경썼다면 도태될 것이다. 정화의 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네이버가 영원하리란 보장도 없다. 그냥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뉴스의 유통 채널을 넓히는 수단, 마치 KBS가 ‘동백꽃 필 무렵’을 KBS2에서 틀고, 넷플릭스에도 공급하는 것과 같다. 넷플릭스도 영원할까? 지금은 거대하지만 언제 무너질지, 어떻게 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네이버도 마찬가지. 언론사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에 적절히 신경 쓰면서 이참에 자립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플랫폼을 다지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앞으로 3년은 유예 기간이다. 광고 수익이 전재료를 밑돌면 3년 동안은 전재료를 보전해준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 뉴스는 가파르게 변할 것이다. 유튜브든 트위치든 AI든 언론사는 다방면으로 활로를 개척해야만 한다.
거창한 얘기들을 쭉 썼는데, 사실 이 글은 네이버 채널 서비스로부터 가지를 뻗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기회도 찾고 싶었다. 스마트폰이 퍼진 2010년이나 SNS가 유행한 2015년보다 지금이 언론사에겐 더 기회가 많이 있는 것 같다. 발전하는 기술도 많고, 사람들의 취향도 다양해졌으니 말이다. 언론사는 이것도 시도하고 저것도 실험해볼 수 있다. 여기에 한숟가락 얹고 싶다.
이번 CES에서 발표된 프로덕트 중 국내에서 제일 저평가된 서비스는 퀴비Quibi라고 생각한다. CES에 다녀온 국내 뉴스나 블로거들의 글을 살펴보면 대부분 ‘숏폼’에만 집중돼있다. Quick Bites라는 네이밍 때문인지, 혹은 퀴비가 뿌리는 보도자료를 베끼듯 써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만 여튼 그렇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숏폼이든 롱폼이든 그게 무슨 상관? 숏폼이면 혁신일까? 이미 틱톡도 있는데. 왜 다들 혁신적인 숏폼 플랫폼이라고 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10분이면 요샌 숏폼도 아니지 않나. 유튜브에서도 10분짜린 다소 길다고 느껴지는데…
그래서 퀴비, 별거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퀴비에서 올린 키노트 풀 영상을 보니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의적절한 기술에 뒷받침된 괜찮은 서비스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LXOG9yNRjxk
퀴비의 핵심은 숏폼도 아니고 그렇다고 롱폼은 더더욱 아니고, ‘시점의 전환’이다. 한 콘텐츠 내에서 2가지의 시점을 제공한다. 퀴비가 자랑하는 Turnstyle 기술이 이걸 가능하게 한다. 폰을 가로로 보다가 세로로 돌려도 스무스하게 영상을 이어볼 수 있는 기술이다.
(퀴비가 모바일 친화적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이게 모바일이니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TV나 데스크톱 모니터를 돌린 순 없잖아.ㅎㅎ)
그렇다고 가로 영상본을 단순히 세로로 크롭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키노트를 보면 퀴비에 올릴 영상은 반드시 두가지 편집본이 있어야 한다. 가로 타입과 세로 타입. 이를 둘다 플레이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폰을 돌리면 자연스럽게 전환해주는 거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렇게 되면 스토리텔링 방식이 보다 더 다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키노트 21:45 쯤부터 예시가 잘 나오는데, 폰을 가로로 들면 3인칭(주인공이 소파에 앉아 문자를 보내고 있다)으로, 세로로 돌리면 1인칭 시점(주인공의 폰 화면)으로 바뀌는 등 동일한 상황에서 시점을 다르게 할 수 있다. 소비자가 그때그때의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거다. 일종의 인터랙티브다.
영상에서 최신 인터랙티브는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블랙미러:밴더스내치 방식이었다. 벤더스내치처럼 중간중간 다음 스토리 진행에 대한 선택지를 준다. 시청자는 이를 하나하나 선택해가며 결론을 만들어간다. 마치 초딩 때 했던 게임북이 생각난다.
하지만 여기에 거부감을 지니는 사람도 있다. 왜 오픈 결말이냐는 거다. 나도 그렇다. 드라마나 영화는 결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의다. 내가 비록 해피엔딩을 바라지만 작가가 새드엔딩으로 끝내면 그걸 받아들이는 게 더 좋다.
하지만 퀴비 방식 인터랙티브는 결말은 안 건드리는 대신 과정을 풍부하게 해주니 괜찮다. 퀴비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담긴 콘텐츠들이 나올지 궁금. 퀴비가 4월 오픈이라는데, 예상 외로 화제성 있는 콘텐츠들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1조원을 투자한 이들은 다들 이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그런데 퀴비가 넷플릭스나 유튜브, 디즈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
이정도 스케일의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선 플랫폼이 되어야하는 건 기본이고, 제작자를 많이 확보하든 오리지널 콘텐츠에 엄청 투자를 하든 둘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퀴비는 어느 쪽인지 궁금하다.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이 핵심일텐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랑 경쟁할 수 있을까?
구독 수익(광고 안 붙인 프리미엄 모델이 월 5달러라고 함)이 여의치 않으면 광고라도 많이 보게 해야 하는데, 시청자가 유튜브만큼 몰려 그 정도의 CPM을 가져갈까?
일단은 경쟁이 어려워보인다. 게임체인징은 더더욱…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위 셋 중 하나에 팔리는 거 아닐까?
퀴비는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된다. 퀴비를 기술적으로 원하기 위해 구글과 6년간 준비해왔다고 한다. 5G 얘기도 이러한 맥락이다. 동시에 영상 2개를 딜레이 없이 로딩해야 하니, 하이 퍼포먼스 네트워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에 팔리면 어떨지. (비록 퀴비의 느낌은 넷플릭스와 더 가까워 보이지만…) 구글 클라우드 기반이라 기술적 병합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듯.
그리고 퀴비도 스트리밍을 한다는데 트위치에 뺏긴 스트리밍 1인자 자리를 되찾는다는 점에서도 유튜브의 인수가 괜찮은 딜이 될 것 같다.
갤럭시탭을 산지 3개월이 지났다. 갤탭S6에 대한 평이 좋아 2~3주를 알아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그간 써보니 꽤 잘 만들었고 나도 잘 쓰고 있는 것 같다. 셀룰러 모델로 구입했고 6기가램, 128기가 스토리지 사양이다.
본체와 키보드 케이스, 필름 등등 해서 70만원 정도 들었는데,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것저것 하면서 잘 쓰다보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질러도 좋은 제품ㅋㅋ
장점
1. S펜!! 주로 회사에서 회의할 때 끄적이는 용도. 책 읽으면서 정리하는 데도 쓴다. 필기감이 매우 좋고 특히 종이 질감 필름까지 붙여서 쓰면 정말 노트에 쓰는 것 같다. 아이패드와도 비교했을 때 필기감이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펜촉을 (플라스틱과 고무 중에) 바꿔가면서 쓸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더 넓어 좋다고 느껴진다. 난 개인적으로 고무 펜촉이 더 좋았다.
2. 노트북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 키보드 케이스를 추가로 구입해서 쓰니 노트북을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웬만한 업무는 처리할 수 있다.
이건 우리 회사가 구글 지스위트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업무로 문서 작업을 주로 하는데, 구글 문서나 프리젠테이션을 대부분 쓴다. 셀룰러 모델이라 와이파이가 없어도 LTE로 쓰니 짱짱(무조건 태블릿은 셀룰러 모델로!). 게다가 삼성 덱스 모드를 쓰면 노트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작업 환경이 펼쳐진다. 윈도우에서 쓰던 윈도우키+방향키 같은 단축키도 쓸 수 있어 무척 편하다.
바닥에 엎드려 넷플릭스 보기
3. 갖고 놀기 좋다. 넷플릭스나 웨이브(Wavve) 보기 좋다. 화면 비율 16:10이라 거의 꽉찬 화면으로 시청 가능. 아이패드는 갤탭보다 가로폭이 커서 영상을 볼 때는 여백 부분이 많이 남는다.
4. 만족스러운 케이스. 키보드 케이스를 쓰고 있는데 정말 잘 만들었다. 키보드 뗐다 붙였다를 자석으로 쉽게 할 수 있어 편하다. 키보드를 쓰고 싶지 않을 때는 키보드 부분만 따로 떼어놓으면 된다. 케이스에 S펜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도 추천할 만한 점이다. 펜이 부피가 작고 탭 뒷면에 자석으로 붙이는 거라 잃어버릴 염려가 있는데 케이스를 사면 이 부분이 말끔하게 해결된다. 북커버보다는 키보드 케이스가 여러 모로 편리한 것 같다.
단점…이라기보다는 소소하게 아쉬운 점
1. 카톡이 안 된다. 사실 아쉬운 점이 안 될 수도 있었는데 경쟁 제품인 아이패드가 카톡이 되니 이와 비교해보니 아쉽게 된 케이스. PC카톡처럼 동일 계정 접속이 안 된다. 억지로 억지로 쓰려면 ‘삼성 플로우’라는 앱을 켜서 탭으로 폰 카톡을 미러링해 쓸 수는 있는데 그다지… 그렇지 않고 카톡을 따로 깔아 실행하면 폰 카톡의 계정을 해지하라고 나온다. 이게 개선이 된다면 탭의 이용도가 더 높아질 거다.
2. 전용으로 쓸 노트앱이 별로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이패드는 굿노트 하나면 두루두루 쓴다는데 안드앱은 뭐 하나씩이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간단한 노트 작성은 삼성노트로, PDF 필기는 XODO앱을 쓴다. 이외에 S노트, 렉처노트 등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단 하나’의 앱을 자신있게 추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3. 사소한 건데, 케이스 끼우면 살짝 무겁다ㅋㅋ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태블릿이 사장될 거라는 얘기가 나오던 때가 있었다. 한창 스마트폰의 화면이 점점 커져 태블릿의 영역을 침범하고, 노트북도 무게를 줄여가면서 그 사이에 낀 태블릿이 어정쩡한 위치로 간간히 살아남았던 게 고작 2~3년 전. 그런데 지금은 태블릿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