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2021년 실적을 발표했다. NYT 실적은 당연히 좋은데, 너무 당연해서인지 실적 자체보다는 이외의 뉴스들이 화제가 됐다.
과거 실적 블로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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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실적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 매출은 2조5천억원($2.1B), 영업이익은 3200억원($270M)으로 전년도 대비 각각 16%, 52% 증가
- 총 구독수는 880만으로 천만에 근접. 그런데 지난 달에 인수한 디 애슬레틱의 구독자 120만을 더하니까 “오? 벌써 천만 구독 달성이네?”
- 880만 중에 디지털-온리 구독은 800만인데, 뉴스 구독이 586만, 비뉴스 구독이 214만. 비뉴스 구독엔 크로스워드(게임), 쿠킹, 와이어커터 등이 포함됨.
- 특이한 건, 21년 4분기 비뉴스 구독 증가(20만)가 뉴스 구독 증가(17만)보다 처음으로 더 많았다는 것.

NYT가 잘한다는 건 이제 이견이 없다. 탄탄한 구독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어차피 떨어질 종이신문 구독은 6% 하락으로 방어했고, 디지털 구독이 19% 늘었다.
이제 NYT에 돈을 내고 콘텐츠를 보는 숫자는 880만. 하지만 NYT가 스스로 밝혔듯이 이건 구독(subscription)의 숫자이지 구독자(subscriber) 숫자는 아니다. 구독자는 저보다는 좀 적을 것이다.
그렇지만 NYT는 방점을 여기에만 두고 싶진 않은 것 같다. 이번에 어닝을 발표하면서 제목을 ‘1000만 구독 달성’으로 뽑았다. 디 애슬레틱이라는 스포츠 전문 매체를 인수한 이후 거기의 구독 120만을 합한 것이다. 880+120=1000.
다양한 타겟팅 확보1. 디 애슬레틱 인수
디 애슬레틱은 프로 스포츠를 커버하는 매체다. 구단을 전담 취재하는 베테랑 기자들이 많다. 매체 성격이 대중적이라고 할 순 없으나 매니아 독자들을 갖고 있다.
이적 시즌이 되면 수많은 곳에서 디 애슬레틱 기사를 인용하기도 한다. 내가 팬질을 하는 아스날의 경우도, 1티어 기자인 데이비드 온스테인이 디 애슬레틱에 있다. 내부 소식에 정통해 누가 어느 팀에 얼마 받고 가는지 기사를 쓰면 정답률이 높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호평만을 받는 건 아니다. 우선 좀 비싸게 샀다는 평이 있고, 디 애슬레틱 독자들이 싫어한다는 얘기도 있다.
NYT가 디 애슬레틱을 5억5000만 달러를 주고 인수했는데, 뽕을 뽑으려면 얼마나 더 구독자를 모아야 할까?
디 애슬레틱의 구독료는 연간 기준 47.88달러. 현재 구독자수는 120만 명이다. 기자수는 대략 600명이라고 하고 아래와 같이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구독 매출만 우선 잡아보고 기자의 연봉은 10만 달러라고 대충 퉁쳐보겠다.

이것만 보면 구독자가 현재의 더블이 됐을 때 이익이 5500만 달러 정도로 인수가의 1/10 수준이 된다. 다시 말해 10년 이상 잘 키우면 본전을 뽑는다는 얘기.
난 디 애슬레틱 구독자가 NYT 독자들과 궤가 달라 좋은 것 같다. NYT가 구독 사업을 효과적으로 확장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을 보는 사람들은 민주당과 공화당 인사가 무슨 합의를 했는지 관심 없다. 감독과 선수가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관심이 많을 것이다. 어떤 CEO가 샐러리를 많이 받고, 회사의 시총이 올라갔다는 것도 그다지 궁금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아스날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오바메양의 주급이 얼마인지, 이적료는 얼마인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단기적으로 디 애슬레틱의 독자들이 NYT가 싫어, 또는 요금제가 바뀌어 이탈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현재의 퀄리티를 유지 또는 올려간다면 구독자 확보(현금 확보) 차원에서 좋은 자원이 될 것 같다.
다양한 타겟팅 확보2. 워들 인수
이번에 워들(Wordle)은 NYT가 실적 발표 직전에 인수를 발표한 게임 업체다. 게임 룰은 간단하다. 6번의 시도를 하여 5글자로 된 단어를 맞추는 게임이다. 특이한 건 하루에 한 문제만 풀 수 있다는 것. 웹사이트를 통해 들어가서 바로 플레이해볼 수 있다.

워들에서 밝히기론 현재 이용자는 30만명. 재밌는 건, 출시 두달 만에 그렇게 늘어났다는 거다.
게임을 개발한 조쉬 워들은 처음엔 그의 와이프를 위해 게임을 만들었다. 와이프가 원래 단어 게임을 좋아한단다. 그러다 ‘워들’ 게임을 가족 왓츠앱에 올렸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 그래서 출시하게 된 것.
On Nov. 1, 90 people played. On Sunday, just over two months later, more than 300,000 people played.
Josh Wardle, a software engineer
단순한 게임인데 중독적이다. 하루에 한번 밖에 못하는 게 아쉽기도 하다. 90명이 이용하던 게임은 두달 만에 30만이 즐기는 게임이 됐다.
NYT 퍼즐은 수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퍼즐 크레이이터도 있다. 이들이 인수할 정도면 굉장한 흡입력 있는 것으로 인정받은 셈.
현재 NYT는 게임, 쿠킹 등 비뉴스 콘텐츠에 214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아직 워들은 NYT 체제로 전환되진 않았다. 곧 NYT 게임에 묶여 하루에 몇 차례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면 꽤 좋은 호응이 있지 않을까.
NYT의 디지털 구독 중 뉴스와 비뉴스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아래 표), 지난 21년 4분기에 처음으로 비뉴스의 증가폭이 뉴스를 앞섰다. 디 애슬레틱과 워들의 인수는 이런 추세에 대응하는 좋은 전략 같다.

하지만 NYT가 뉴스를 2순위로 두진 않을 것 같다. 디 애슬레틱도 엄밀히 뉴스다. 단순 스포츠를 즐기는 걸 넘어 빠른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모여있다. 워들 같은 단어 게임은 뉴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과 부합한다. RPG나 아케이드 게임이 아니다. 머리를 쓰고 교양을 늘리는 게임이다.
지식인들이 즐기는 구독 매체가 점점 되어가고 있다. 아주 적극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