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지만 효과적이었던 앱 UI/UX 개선 3가지: 토스, 유튜브, 테슬라

나는 ‘앱파’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웹을 사용하는 부류가 있고, 앱을 사용하는 부류가 있더라. 가령 쿠팡을 이용할 때 크롬을 켜느냐, 쿠팡앱을 켜느냐의 차이다.

나는 무조건 앱을 설치하고 이용한다. 그게 훨씬 쾌적하기 때문이다. 매번 URL을 치거나 즐겨찾기를 누를 필요가 없다. 게다가 결제나 푸시 알림까지 고려하면 앱이 훨씬 좋다. (가끔 앱을 설치할 때 주는 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나는 앱의 사소한 UI/UX가 변한 걸 캐치하는 걸 즐긴다. 묘한 쾌감이 찾아온다. 이걸 만든 기획자나 개발자가 내가 알아준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들도 그러면 쾌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가장 자주 쓰는 3가지 앱에서 이러한 개선점들을 발견했다.

토스

정확히 말하면 토스 증권에서 발견했다.

토스 증권 > 내 주식 으로 들어가면 내가 보유한 종목 리스트가 쭉 나온다. 국내 주식도 있고 미국 주식도 있다. 그런데 이게 순서가 해당 장이 열리는 시각에 따라 바뀐다는 걸 알았다.

토스 앱 화면

국내장이 열리는 오전, 오후엔 국내 종목이 위로 올라온다. 오후 5시를 기점으로는 미국 주식 종목이 위로 올라온다. 썸머타임 중인 지금은 미국 주식 프리마켓이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다. 프리마켓 주가를 확인하려고 무심코 눌렀다가 마침 5시여서 미국 종목 리스트가 위로 슉 올라오는 걸 목격했다.

보통의 증권사앱은 국내와 해외를 탭으로 구분하곤 한다. 심지어 별개의 앱으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토스는 이걸 한번에 보여주면서도 시간에 따라 순서를 바꾼다.

토스답다고 생각했다.

유튜브

유튜브야말로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일 것이다. 스크린타임을 매번 체크하진 않지만 1위일 것이다.

유튜브는 매번 바뀌는 점들이 조금씩 있었다. 큰 업데이트는 많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자잘자잘한 부분들이 바뀌고 개선되고 다시 롤백되기도 했다.

최근에 바뀌었던 것중 좋았던 것은 재생바 조절이다.

앞으로 가거나 뒤로 다시 갈 때 재생바를 움직일 때가 있는데, 보통 현재 재생 중인 점을 눌러서 이동시킨다. 만약 점이 아닌 앞뒤 재생바 부분을 눌러서 움직이면 그 타임라인으로 점이 이동해 움직이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재생바 부분을 그냥 눌러서 움직이니 현재 점이 거기에 있지 않더라도 그 기준으로 움직였다. 이게 되게 편했다. 심지어 아무 재생바 부분을 누른채 위 아래로 움직여도 괜찮았다. 마치 iOS 키보드에서 스페이스바를 꾹 눌러 커서를 이동시키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튜브는 이런 개선을 끊임없이 하는 것 같다. 영상이 재생되는 이 화면에 조금이라도 편하게, 오래 머무르라는 의도일 것이다. 이래야 돈을 번다.

테슬라

앞에서 언급한 두 앱보다 덜 대중적인 앱이다. 테슬라 차량을 갖고 있어야 이용하는 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테슬라앱도 UI/UX 개선이 많은 앱중 하나다. 은근히 많이 바뀌고, 사소한 부분들이 바뀐다.

최근 유용했던 개선점은, 홈화면에서 상단에 뜨는 문구다. “O시간 동안 절전 모드에 있습니다”라는 문구.

테슬라 앱 화면
테슬라 앱 첫화면

테슬라 차량은 감시모드를 켜놓지 않는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절전 모드로 들어간다. 보통 오너들은 ‘슬립’이라고 표현하며, 꽤 장시간 슬립 상태인 경우를 ‘딥슬립’이라고도 한다. 이때 테슬라 앱을 켜면 상단에 “마지막 확인 O분 전”, “마지막 확인 O시간 전” 이런 식으로 떴다. 이건 슬립 중인 시간을 나타낸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뭘 확인했다는 건지? 혹시 어떤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닌지?

그런데 이게 “O시간 동안 절전 모드에 있습니다”로 바뀐 것이다. 의미가 명확해졌다.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니고 차량이 자연스럽게 절전, 즉 슬립 모드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별 거 아니지만 눈에 확 띄는 변화였고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졌다.

사소하지만 꽤 괜찮은 개선이다.

이스타TV 같은 콘텐츠 만들 수 있을까

근래 즐겨보는 유튜브 ‘이스타TV’에서 인상적인 영상이 하나 있었다. 아래 영상이다.

이스타TV 멤버인 임형철이 월드컵 정리 콘텐츠를 짜는데 정리가 안 된다며 회사 동료들을 찾아가 의견을 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의견을 구하는 게 아니라 말을 쏟아낸다. 들어주던 동료들은 귀에서 피가 난다. 이것 자체가 콘텐츠인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 전체 정리 콘텐츠.

내용 구성의 기발함, 잘 살린 캐릭터에 무릎을 탁 쳤다. 월드컵 전체를 정리한다면 얼마나 지루한가. A조에서 H조까지 조별리그는 반복되고, 토너먼트도 모든 경기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전 경기를 되돌아보게 된다. 간간히 나오는 출연자들의 발연기가 어색하긴 하지만.

얘기를 끝까지 못 듣고 연차를 써버리고 만 동료(…)

이것만 봐도 이스타TV는 굉장히 잘 한다. 전달 방식만 살짝 바꿔 지루한 콘텐츠를 재밌게 만든다. 아래는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월드컵 정리를 이렇게 풀어낸다고?
와 이거 기획한 요원은 천재다
임형철때문이라도 볼 수밖에 없네 진짜

그런데 이걸 기획한 사람이 천재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럿이 모여 머리를 싸맨 결과인 것이다. 출연진들도 여럿, 필요한 장면도 여럿… 혼자만의 머리싸맴이 아닌 집단이 아이디어를 모아 기발하게 풀어낸 거다.

이스타TV 콘텐츠를 보면 유연하고 실용적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축구 얘기를 빠르게 내보낸다. 양도 많다. 기계로 찍어내는 수준. 하루에 6~7개가 올라오는데 영상 편집은 최대한 단순하게 한다. PPT를 넘기거나, 실시간 중계를 따오거나 여럿이 모여 떠드는 등 단순한 포맷.

하지만 내용은 알차다. 디 애슬래틱 등 스포츠 외신도 가장 발빠르게 전달한다. 출연진들이 축구 해설진이다보니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도 풍성하고 썰 풀기도 수월하다. 그밖에 축구를 활용한 퀴즈쇼, 페이크 다큐, 팟캐스트 등도 흥미를 끈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이런 게 콘텐츠지 하는 감탄이 나온다.

이스타TV의 두 대표 이주헌, 박종윤

난 이스타TV가 올드(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뉴미디어라는 말도 사실 올드하다. 더이상 새로운 미디어가 아닌 이미 친숙하고 거대한 미디어다. 어쨌든 레거시와 대비해보면 이들은 유연하고 알차다.

실용적이고 겉치레가 없다. 필요한 걸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1차원적인 재미도 있다. 욕도 하고 야한 농담도 한다. 근데 그게 보는 이들에겐 더 와닿는 법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렇게 가열차게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러니 잘 되지 않을 수가 없다. 레거시 미디어가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고상한 우리가 이렇게 꼭 해야돼?’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뽕 뽑자

유튜브 프리미엄 뽕 뽑는 법을 얘기하기 전에 먼저 프리미엄의 가격과 CPM을 얘기할 필요가 있다.

CPM = Cost Per Mille(1000) impressions의 약자. 광고가 1000회 노출됐을 때 광고주가 플랫폼에 지급해야할 금액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는 월 8,690원이다. 유튜브에서는 부가가치세를 별도라고 하며 7,900원으로 명기하고 있지만, 어차피 우리가 내는 금액은 8,690원이니 앞으로도 쭉 8,690원이라고 쓰겠다.

그렇다면 유튜브의 CPM은? 구체적으로 구글이 밝힌 건 없지만, 광고 유형에 따라 단가가 다르고, 몇몇 광고는 단가가 알려지기도 했다. 가령 건너뛰기가 불가능한 범퍼 애드의 경우 CPM이 3,500원 가량이다. 1조회당 광고주가 3.5원을 유튜브에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유튜브는 이 3.5원을 다시 배분해 채널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한다.

하지만 이 CPM은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다양한 광고 형태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구독자수, 좋아요 등 인터랙션, 시청지속시간 등 CPM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 딱 부러지게 얼마다, 라고 말하기가 힘들다. 일반화를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음… 하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CPM은 5,000원 정도였다. 조회수당 5원. 구독 10만 이상의, 시청 지속시간이 상대적으로 괜찮게 나오는 복수 계정의 광고 단가를 살펴보니 대략 이 수준이었다. 그래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 글에선 일단 CPM을 5,000원으로 전제하여 좀 더 설명을 해보겠다.

유튜브 프리미엄

프리미엄 vs 광고 CPM

CPM이 5,000원이라는 건, 바꿔말해 유튜브 영상을 보는 내가 (광고를 포함해) 하나의 영상을 시청함으로 얻는 경제적 실익이 5원이라는 뜻도 된다. 왜냐하면 크리에이터는 그 수준의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영상을 제작한 것이고, 나는 그 영상을 광고를 보는 대신 돈을 내지 않고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들인 것은 ‘시간’이다. 내 시간을 사용한 만큼 광고주가 대신 돈을 지불한 것이다.

내 시간을 빼앗기기 싫다면? 광고가 나오지 않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면 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이 8,690원인데 이 금액이 온전히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지불하기 위한 금액이라면 나는 한달에 최소 1,738편의 영상을 봐야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8,690/5=1738). 하루에 50~60편을 보는 셈이다.

하루에 50편 이상, 유튜브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프리미엄이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 정도 숫자의 영상을 매일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10대 이용자가 평균적으로 월 31시간, 하루 1시간 정도 시청한다고 하니, 기껏해야 하루 10편, 많아도 20편 정도이지 않을까? 이러한 추정대로라면, 유튜브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CPV로 계산한 칼럼도 있다. 여기서도 프리미엄을 통한 수익이 무료 광고 시청을 통한 수익보다 유튜브(구글)에게 더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면 유튜브가 왜 그렇게 프리미엄 가입자를 유치하려고 광고도 하고, 1~2개월 무료 사용권도 뿌리는지 이해가 된다. 한 두달 공짜로 보게 하더라도 그 이후에 사람들이 돈을 내기 시작하면 금새 마케팅 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여러가지 혜택들도 붙였다. 백그라운드 재생을 하거나, 저장해놓고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기술적인 메리트도 있고, 유튜브 뮤직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정책적인 메리트도 더했다. 월 8,690원에 기꺼이 돈을 쓰게끔 만든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더 애정하는 프리미엄

이런 유튜브 프리미엄은 젊은 사람들이 확실히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유튜브 채널 2개를 비교해봤다. 하나는 45세 이상이 80%인 채널이었고, 다른 하나는 20~30대가 70% 이상인 채널이다. 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수익의 비율이 2~3%에 그치는 데 반해 후자에서는 전체 수익의 10% 정도가 프리미엄 수익이었다.

왜 그럴까? 몇가지로 추측이 된다. 1) 구독 서비스에 익숙하다는 점, 2) 광고를 보기 싫어 한다는 점, 3) 백그라운드 등으로 음악이나 팟캐스트 등을 들을 수 있다는 점, 4) 플러스로 유튜브 뮤직을 쓸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이건 순전히 나의 추측이지 정량적으로 분석된 건 아니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리고 주변을 관찰해 본 결과 어렵지 않게 떠오른 요인들이다. 

뽕 뽑는 방법이 있다?

내 기준에서 뽕 뽑는 방법을 공유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만족도가 높은 사람으로서 난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는 편이다

1) 영상을 하루에 50개 이상 본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긴 한데, 월이용료과 CPM을 참고한다면 확실하게 유튜브 프리미엄을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어차피 광고 신경쓸 필요 없으니 이것저것 눌러서 시청하고 재미없으면 그냥 끈다

2) 영상을 ‘듣는다’. 마음에 드는 음악이나 팟캐스트 영상은 켜놓고 화면을 끈 상태로도 들을 수 있다. ‘나중에 볼 영상’에 추가하거나 새로운 ‘재생목록’을 만들어 들으면 더 좋다. 그렇게 하면 콘텐츠를 내가 픽한 순서대로 들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유튜브가 추천해주는 대로 다음 콘텐츠를 들을 수밖에 없다.)

3) 유튜브 뮤직을 이용한다. 약 1년 전과 비교해볼 때 유튜브 뮤직은 많은 발전을 했다. 인기 차트도 있고, ‘운전할 때 필요한 음악’ 같이 테마 별 재생목록도 있다. 비록 정식발매됐더라도 유튜브 뮤직에선 제공이 안 되는 음악도 있긴 하다. 하지만 특정 가수의 팬이나 매니아적인 취향이 아니라면 웬만한 곡들은 들을 수 있다고 본다.

4) 간혹가다 이벤트가 있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구글 홈 미니 무료 제공 이벤트가 있었다. 2017년 11월 나온 제품이라 재고떨이 냄새가 풍기긴 하는데, 그래도 공짜로 주는 게 어디냐. 물론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도 하나 받아놓고 어떻게 쓸지 고민 중.

구글 홈 미니
4월에 온다더니 이번주에 도착한 구글 홈 미니

현재까지 1조원 투자 받은 동영상 플랫폼 퀴비, 신박하다!!

이번 CES에서 발표된 프로덕트 중 국내에서 제일 저평가된 서비스는 퀴비Quibi라고 생각한다. CES에 다녀온 국내 뉴스나 블로거들의 글을 살펴보면 대부분 ‘숏폼’에만 집중돼있다. Quick Bites라는 네이밍 때문인지, 혹은 퀴비가 뿌리는 보도자료를 베끼듯 써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만 여튼 그렇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숏폼이든 롱폼이든 그게 무슨 상관? 숏폼이면 혁신일까? 이미 틱톡도 있는데. 왜 다들 혁신적인 숏폼 플랫폼이라고 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10분이면 요샌 숏폼도 아니지 않나. 유튜브에서도 10분짜린 다소 길다고 느껴지는데…

그래서 퀴비, 별거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퀴비에서 올린 키노트 풀 영상을 보니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의적절한 기술에 뒷받침된 괜찮은 서비스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LXOG9yNRjxk

퀴비의 핵심은 숏폼도 아니고 그렇다고 롱폼은 더더욱 아니고, ‘시점의 전환’이다. 한 콘텐츠 내에서 2가지의 시점을 제공한다. 퀴비가 자랑하는 Turnstyle 기술이 이걸 가능하게 한다. 폰을 가로로 보다가 세로로 돌려도 스무스하게 영상을 이어볼 수 있는 기술이다.

(퀴비가 모바일 친화적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이게 모바일이니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TV나 데스크톱 모니터를 돌린 순 없잖아.ㅎㅎ)

그렇다고 가로 영상본을 단순히 세로로 크롭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키노트를 보면 퀴비에 올릴 영상은 반드시 두가지 편집본이 있어야 한다. 가로 타입과 세로 타입. 이를 둘다 플레이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폰을 돌리면 자연스럽게 전환해주는 거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렇게 되면 스토리텔링 방식이 보다 더 다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키노트 21:45 쯤부터 예시가 잘 나오는데, 폰을 가로로 들면 3인칭(주인공이 소파에 앉아 문자를 보내고 있다)으로, 세로로 돌리면 1인칭 시점(주인공의 폰 화면)으로 바뀌는 등 동일한 상황에서 시점을 다르게 할 수 있다. 소비자가 그때그때의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거다. 일종의 인터랙티브다.

영상에서 최신 인터랙티브는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블랙미러:밴더스내치 방식이었다. 벤더스내치처럼 중간중간 다음 스토리 진행에 대한 선택지를 준다. 시청자는 이를 하나하나 선택해가며 결론을 만들어간다. 마치 초딩 때 했던 게임북이 생각난다.

하지만 여기에 거부감을 지니는 사람도 있다. 왜 오픈 결말이냐는 거다. 나도 그렇다. 드라마나 영화는 결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의다. 내가 비록 해피엔딩을 바라지만 작가가 새드엔딩으로 끝내면 그걸 받아들이는 게 더 좋다.

하지만 퀴비 방식 인터랙티브는 결말은 안 건드리는 대신 과정을 풍부하게 해주니 괜찮다. 퀴비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담긴 콘텐츠들이 나올지 궁금. 퀴비가 4월 오픈이라는데, 예상 외로 화제성 있는 콘텐츠들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1조원을 투자한 이들은 다들 이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그런데 퀴비가 넷플릭스나 유튜브, 디즈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

이정도 스케일의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선 플랫폼이 되어야하는 건 기본이고, 제작자를 많이 확보하든 오리지널 콘텐츠에 엄청 투자를 하든 둘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퀴비는 어느 쪽인지 궁금하다.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이 핵심일텐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랑 경쟁할 수 있을까?

구독 수익(광고 안 붙인 프리미엄 모델이 월 5달러라고 함)이 여의치 않으면 광고라도 많이 보게 해야 하는데, 시청자가 유튜브만큼 몰려 그 정도의 CPM을 가져갈까?

일단은 경쟁이 어려워보인다. 게임체인징은 더더욱…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위 셋 중 하나에 팔리는 거 아닐까?

퀴비는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된다. 퀴비를 기술적으로 원하기 위해 구글과 6년간 준비해왔다고 한다. 5G 얘기도 이러한 맥락이다. 동시에 영상 2개를 딜레이 없이 로딩해야 하니, 하이 퍼포먼스 네트워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에 팔리면 어떨지. (비록 퀴비의 느낌은 넷플릭스와 더 가까워 보이지만…) 구글 클라우드 기반이라 기술적 병합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듯.

그리고 퀴비도 스트리밍을 한다는데 트위치에 뺏긴 스트리밍 1인자 자리를 되찾는다는 점에서도 유튜브의 인수가 괜찮은 딜이 될 것 같다.

이 글이 성지가 되면 좋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