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럭처 저널리즘

‘2015-06 해외미디어동향’을 정리한 내용

신문의 본질을 나타내는 문법적 관습 (literary convention)은 무엇인가? 뉴욕타임스의 일면을 본다고 가정해보자. 거기서 우리는 소비에트 반대 운동, 말리의 기근, 소름 끼치는 살인 사건, 이라크의 쿠데타, 짐바브웨 희귀 화석 발견, 미테랑의 연설 등을 발견한다. 왜 이런 사건들이 한 지면에 병치되는가? 무엇이 각각을 묶어주고 있는가?

앤더슨에게 그 해답은 시간적 동시성(synchrony)에 있다. 내용적으로 이질적인 사건들이지만, 뉴스가 보도되는 시점에서의 동시성이 이질적인 사건들 사이의 공통분모를 형성한다. 하루, 일주일, 월 등의 주기성을 시간축으로 다양하고 이질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합된 물리적 공간에 배치하여 패키지로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뉴스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은 패키지 단위로 제작된 뉴스에 노출되고, 소비자들이 수 백 가지 기사 중에서 단 하나의 기사만 본다 하더라도 언론사는 패키지 전체에 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기사들이 낱개로 소비되면, 언론사의 수익 구조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한 언론사가 생산한 100개의 기사 중 10개만 소비된다고 할 때, 나머지 90개의 기사는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트럭처 저널리즘은 이런 디지털 환경에서 기사들을 다시 묶으려는(rebundling) 시도다.

스트럭처 저널리즘은 기사 및 기사 속에 내재된 정보를 시간을 거치면서 계속 누적시켜 재맥락화(recontextualize)한다.

새로운 사건을 보도하고 해석하는 데 있어서, 구조화된 데이터는 깊이 있는 지식과 맥락을 제공한다. 만약, 재맥락화 과정이 없다면, 구조화된 데이터는 위키피디아 같은 백과사전과 별로 차이가 없을 것이다.

스트럭처 저널리즘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뉴스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 뉴스 사건을 데이터로 입력하고 이를 모아 내러티브 혹은 스트럭처 스토리로 만든다.
처음에는 기자 즉, 사람의 관여도가 높지만, 이 데이터들이 축적되면 사람의 작업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시간에 따라 뉴스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는 구조다.
데모 영상을 보면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고, 재밌다.

스트럭처 스토리즈 데모 시연 영상

뉴욕타임스

1) 데이터 프로젝트: 기자들이 텍스트 에디터에 글을 쓰면 마이크로서비스가 기사 내 중요한 구문들을 하이라이트 하거나 태그를 추출한다. 이를 기자가 평가한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게 목적이다. (모든 기사에 컴퓨터가 일일이 태그를 다는 것으로 보면 됨)
2) 쿠킹: 이용자들이 검색하고 저장하고 평가를 남길 수 있는 약 1만 7000개 이상의 요리법을 담고 있다. 각각의 검색 필터가 해당 요리들이 갖고 있는 속성을 반영해 구분한다(다이어트 분류, 요리 방식 분류, 식사 유형 분류 등). 컴퓨터가 자연어 처리 등을 이용해 문장 속 단어를 식별.

워싱턴포스트

독자들이 기사 페이지를 떠날 필요 없이 한 페이지 내에서 다양한 이야기로 데이터를 호출해 풍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는 워싱턴포스트가 각각의 정보들을 기사 본문 내 오른쪽 공간에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원자화’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WP는 이를 스스로 ‘지식 지도(Knowledge Map)’이라고 부른다.
링크는 예시.

호미사이드 워치

모든 살인 사건의 혐의자들을 이름, 나이, 인종, 성별, 희생자 등으로 구분해 기록한다… 기사와 헤드라인을 넘어 기사 안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원자화함으로써 후속 기사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그 내용을 가져다 쓸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면서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부가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한다는 스트럭처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BBC나 IBM의 왓슨 등이 사례로 나왔으나 아직 실험 or 베타테스트 중이므로 의미가 없어 패스.

사례들을 보고 있자니, 구조화된 저널리즘이 미래에 먹힐지 또는 한국에 먹힐지 좀 더 실제적으로 다가온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현재 한국 언론사 구조상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는 것. 시스템이나 기술, 기자들의 역량, 의지 등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도해볼 만한 주제고,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 개념이다.

뉴욕타임스가 쓴 TV의 변화: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뉴욕타임즈의 이 기사를 스크랩만 해놓고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잘 됐다. 지금 보니 더 잘 이해가 간다. 티비가 변해간다는 것이다.

그동안 티비는 일방향 미디어였다. 최근까지 티비의 영향력은 대단하여, 미디어학에서는 ‘탄환이론’이 대두될 만큼 사람들에게 말 그대로 ‘확 꽂히는’ 매개체였다.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는 몰입감은 아주 크다. 지금은 비록 티비 콘텐츠의 개념이 ‘생방송’에서 ‘온-디맨드’로 바뀌었지만, 티비를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바보상자’라는 별명이 괜히 붙었겠나.

뉴욕타임즈 기사에서는 티비가 일방향의 한계를 깨고, 쌍방향 미디어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주인공을 한 명 설정해, 팬도 없는 무명배우가 어떻게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인기배우가 됐는지를 보여주면서, 티비의 쌍방향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티비 자체로 쌍방향이 이뤄지는 게 아님은 기억해야 한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소셜미디어’가 티비를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단순히 티비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걸 넘어서 독자들이 이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배우에게 피드백하는 시대가 됐다. 같은 장소에서 영화를 보며 수근거리는 것마냥, 이젠 어디에 있든 얼굴을 알든 모르든 온라인 상에서 떠들썩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얼마전 ‘모바일 광고의 현황과 미래 전략’이라는 포럼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한 패널이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 분은 트위터코리아의 이사였는데, ‘나우모멘트’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실시간 트윗과 브랜딩 전략을 소개했다.

가령,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골을 넣었을 때, 코카콜라에서 트윗을 날리는 것이다. “골! 코카콜라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합니다” 거기에 이벤트같은 것도 얹어도 괜찮겠다. 폰을 놓지 못하는 축구팬들은 코카콜라의 트윗을 열심히 리트윗하며, 골과 콜라가 주는 청량감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 효과가 일어나는 순간!

트위터를 하면서 티비를 보면 그냥 티비를 보는 사람보다 더 감정이입이 잘 된다는 통계 결과도 있단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트윗에도 반응하는 것일 테다. 그 순간 우린 같은 경기를 보는 형제요, 동지니까.

티비가 한물 갔다고 하지만, 아직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의외로 매우 새로운 것에 덤덤하다. 되려 티비를 찾을 사람들이 잠재돼 있다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