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Job! 구글 디스커버

얼마전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해 또다른 브런치를 개설했다. 내 일상을 소소하게 적는 공간으로 쓸 예정이다.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래서 굳이 지인들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따로 홍보하지도 않고 그냥 글을 올렸다. 글을 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그걸 보상받으려 하진 않았다. 그냥 글을 정기적으로 올리는 데 의의를 두자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래서 읽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20명 안팎? 그런데 글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로 브런치의 다른 작가들이었지만, 글을 읽으면 거의 다 좋아요를 눌러줬다. 신기했다. 그래서 내 글이 아주 이상하진 않구나 라고 다행으로 여겼다.

그런데 어느날, 네번째 글을 올리는 순간 조회수와 좋아요가 파바박 늘어났다. 뭐지? 브런치에서 보는 것도 아니었다. 브런치 통계를 보니 유입이 안드로이드-구글이었다. 아, 이게 구글 디스커버의 힘이구나.

요즘 회사 사이트 트래픽도 보면 구글로부터 들어오는 유입이 꽤 비중이 높다. 구글 관련 세미나 같은 데도 가보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구글 디스커버가 엄청 핫하다고 한다. 나는 그러려니 했는데, 내 브런치에서 어느날 갑자기 조회수가 급증하니 실감이 났다. 구글을 통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구나.

요즘 와이프와 환승연애4를 재밌게 보고 있다. 프로그램 자체도 재밌지만, 더 재밌는 건 방영 이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각종 커뮤니티에도 올라오고, 짤로 숏츠로 편집되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릴스를 보다 우연히, 커뮤니티 글을 읽으며 스크롤을 내리다 우연히 그러한 환승연애 후기를 마주치는 셈이다. 댓글들 위주로 유심히 보고 넘긴다. 그 콘텐츠들을 다시 찾아서 읽으려면? 다시 못찾는다. 이미 다 어디론가 지나갔고, 내겐 또다른 콘텐츠들이 몰려온다.

AI가 그려준, 나의 글이 알고리즘에 힘입어 여기저기 퍼져나가는 희망을 표현한 이미지
AI가 그려준, 나의 글이 알고리즘에 힘입어 여기저기 퍼져나가는 희망을 표현한 이미지

예전엔 무조건 네이버였고 실검이었다. 정말 많은 트래픽들이 몰렸고, 실검에 오르기 위한 전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요새는? 여기저기로 파편화된 것 같다. 구글, 인스타, 유튜브,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등등. 이용자들이 다 갈리고 본인이 보는 것만 계속 본다. 유튜브 애용자인 나는 당연히 유튜브 콘텐츠가 아닌 게 관심받을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얕은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다. 구글 디스커버 같이 훌륭한(?) 플랫폼이 있으니 한낱 일상 브런치 작가인 나의 글도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읽고 공감을 하고 댓글을 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글을 쓰고 잘 하면 책이나 내보자는 생각으로 브런치를 한 것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미디어 현장의 소용돌이로 다시 들어온 느낌이었다.

브런치, 건드려봤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했다. 테슬라 관련 브런치다.

나 혼자 하는 건 아니고, 고딩 동창 8명이 하나의 계정으로 돌아가면서 글을 올리기로 했다. 벌써 5편의 글을 발행했다. 주소는 https://brunch.co.kr/@1-tesla 이다. 우리가 고등학교 1학년 1반에서 만났기 때문에 ‘일반인의 테슬라’라는 네이밍을 정했다.

브런치 글 리스트

브런치를 제대로 써보는 건 처음이다. 확실히 블로그나 카페 느낌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글 자체를 우선한다는 인상이 강하다. ‘잘 끄적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흰 종이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 감상적이면서도 인사이트가 있는 글에 어울리는 UI이다.

우리 브런치도 감성적인 면면들을 넣으려고 한다. 8명 중 이과 출신이 7명이라 딱딱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큰데 ㅋㅋ 브런치의 갬성에 맞게 약간은 개인적이면서도 뭐라도 하나 얻어갈 수 있는 글로 채우는 게 목표다.


브런치의 장단점을 간략히 메모해본다. 혹시라도 참고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면 좋겠다.

장점1. 확실한 동기 부여

이건 정말 브로드한 의미인데, 글을 계속 쓰고 싶게 만든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UI도 글쓰는 감성에 맞는다. 그런데 그것보다 ‘작가 승인’이 더 강력한 동기로 보인다. 브런치를 발행하려면 작가 신청을 한 후 브런치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간단하거나 쉽지는 않다. 내가 미리 글을 한두편 정도는 써놓고 저장해놓은 상태여야 유리한 것 같다. 저자 소개나 동기, 계획도 잘 써서 보내야 한다. 일종의 자소서 서류전형 느낌. 시작을 확실히 해야 오래 글을 쓸 수 있다는 기획 의도(?)인 듯 하다.

장점2. 글쓰기에 최적화된 기능

사실 기능이 많지는 않다. 유튜브 동영상이 임베드 되지 않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미지 편집도 자유도가 굉장히 높지는 않다. 하지만 글을 잘 살리기 위한 필수 기능들은 다 갖춰져있다.

  • 일단 폰트. 제일 가독성이 좋은 본고딕, 나눔고딕, 나눔명조 등을 지원한다.
  • 인용문도 가능. 쿼테이션을 보다 유려하게 편집할 수 있다. 중간중간 강조 포인트가 된다.
  • 구분선 이쁨. 글의 문단문단을 나누는 구분선의 감성이 맘에 든다.
  • 맞춤법 검사. 이거 강추다. 내가 생각도 못했던 오타와 띄어쓰기를 귀신같이 잡아서 쉽게 수정하게 해준다.

장점3. 글의 유통

브런치 자체로도 글을 올리면 여러 경로를 통해 노출을 시켜준다. 주변에 물어보니 브런치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브런치로 글읽기를 선호하더라. 잘 모르는 이의 글이라도 일단 믿고 읽어는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맘에 들면 라이크를 누르든 구독을 한다.

게다가 카카오의 서비스이기도 하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다음 메인에도 편집이 된다. 우리가 주로 전기차, 테슬라에 관한 글을 올리기 때문에 다음의 ‘자동차+’란 섹션에 글이 편집될 때가 있다. 그때는 조회수가 몇천을 넘기기도 한다. ‘브런치 소시민’인 우리에겐 신기하면서도 큰 자극이 되는 사건인 것이다.ㅎㅎ

단점1. 통계가 아쉽

하지만 단점도 존재하는데, 첫번째는 통계 기능이 좀 아쉽다는 것. 글의 ‘공유수’가 좀 에러가 잘 난다. 가령 93을 찍었다가 다시 보면 73이 되고, 최종적으로 14가 되는 식이다. 브런치에 문의도 넣어봤다. 페북과의 연동이 매끄럽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좀 아쉽다. 게다가 카톡이나 트위터로 공유한 숫자는 뜨지도 않는다. 개선이 시급하다.

단점2. 편집의 자유도가 떨어짐

이렇게 블로그를 쓰는 것에 비해 편집이 자유도가 낮다. 마치 이런 느낌. 브런치의 수석 디자이너가 이러이러한 것 외에는 다 안 이쁘니까 허용 안 해!!! 라는 느낌. 그래서 일단 이쁜 소수의 기능들이 들어와있고 나머지는 허용되지 않는다. 첫인상이 이쁘긴 한데, 그래서 브런치 작가들마다의 개성이 막 살진 않는 것 같다. (이것도 글에서 승부 봐야…)

단점3. 지금은 좀 시들?

이건 브런치 자체의 단점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트렌드인데… 한참 브런치가 잘 나갈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약간 시들해진 것 같다. 수익화가 잘 안 돼서 그런 것 같은데. 그래도 다른 분들의 참고용으로 하나 넣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