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이나마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나도 가계부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그냥 안 써도 됐었겠다고 본다. 관리하고 말고 할 수입이 없었으므로.
아무튼 그래서 가계부를 어떻게 쓸까 하다가 처음 접했던 것은 ‘네이버 가계부’였다. 온 국민이 한번씩은 들어간다는 네이버. 하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리고 ‘모바일웹’ 서비스가 중단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실 난 (제일 간편한 것 같아서) 모바일웹으로 많이 이용을 했기 때문에 에잇, 옮겨버리자, 결정했다.
두번째 만났던 가계부는 ‘편리한 가계부’ 어플이었다. 나름 유료 어플이기도 하고 리포트도 깔끔하고 간단하게 잘 나와서 좋아했었다. 그런데 이건 PC를 사용해 입력하기가 좀 불편했다. PC와 모바일을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가계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왼쪽과 오른쪽을 기입하는 후잉
그러다 만난 게 후잉이다. 후잉은 인터페이스도 간단하고, 모바일웹 서비스도 지원하기에 일단 내 니즈가 충족된 것 같았다. 어플도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차피 나는 잘 안 썼으므로 개의치 않았다.
그러면서 더 좋은점을 발견했는데, 차변과 대변 기입 방식으로 쓴다는 것. 다행스럽게도 회계원론 수업을 한 학기 들었던 터라 차변대변이 뭔지 정도는 알고 있었고, 그 방식이 어떤 점에서 좋은지도 대충 느끼고 있었다. 가장 좋았던 건 내가 갖고 있는 돈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것? 돈이 내 자산 안에서 움직이는지 아니면 수입/지출로 들어왔다 나가는지를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고, 이 점은 내 수입이 점점 더 늘어난다고 했을 때(강력한 희망사항ㅋ) 큰 장점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가계부 차원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는 게 신기했다. 디지털화가 된 덕에, 차변대변을 기입한 후 쉽게 정리되어 나오는 결과물을 볼 수 있게 된 것일 게다. 후잉 페이지에 들어가 ‘거래입력’란에 위와 같이 항목들을 입력한다. 대변차변 개념이 없다면 쓰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가볍게나마 공부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다양한 리포트도 제공
후잉은 비교적 상세하고 다양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실 내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리포트는 단순하다. ‘비용수익’ ‘자산부채’ ‘자산변동’ 등 정도. 이 정도만 봐도 아직까진 내가 갖고 있는 자산이 어느 정도로 흘러가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사실 정확히 파악하고 그 안에서 주식투자를 하듯 분석하는 건 또다른 공부가 필요하지만, 일반 이용자들의 입장에선 감을 잡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그렇다고 리포트를 매번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나같은 경우 회원등급이 ‘백성’이다. 이외에 높은 등급으론 ‘양반’과 ‘율곡이이’가 있는데, 등급이 오르면 하루에 다양한 리포트를 각각 200회, 1000회 볼 수 있다. 나같은 경우야 30번이면 충분한데, 뭔가 더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 돈을 내고 쓰라는 것이다. 후잉은 여기에 수익 모델을 두고 있다.

유료 결제를 해서 쓰는 사람도…
기사들을 보니 후잉 전체 회원의 80퍼센트 이상이 무료회원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20% 정도는 돈을 낸다는 것이다. 아마 여러 명이, 예를 들어, 부부가 가계부를 같이 쓴다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에게는 좀 안 맞아보이지만, 동아리나 소모임 정도에서 자금을 관리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후잉에는 가계부 입력 외에도 자유게시판, 뉴스, 월말결산 등 게시판이 있어 사용자들끼리 의견 공유를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가계부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지, 수입 대비 적정 지출은 어느 정도인지 같은, 가계부를 쓰다보면 자연히 드는 궁금증이나 여기에 대한 조언들이 오고 간다.

재밌는 건 ‘월말결산’ 게시판. 여기엔 자신이 어떻게 자산 관리를 했는지 캡처된 리포트들이 올라오는데, 살짝 자기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는 상상도 못할 많은 돈을 번다든지, 식비를 어마어마하게 쓴다든지 등 상식적으로 보기 힘든 내용들이 종종 올라온다. 개인적으로는, 재미로 꾸며내서 쓰는 것들도 개중에 좀 있겠다 싶다. 하지만 뭐 그런 것도 커뮤니티의 묘미고,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니 용인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