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의 ‘독보적인’ 디지털 저널리즘

1년 마다 돌아오는 뉴욕타임스 실적 정리. NYT가 아무래도 전세계 1등 신문사다 보니 거기서 발표하는 게 항상 화제가 된다.

우리도 한국의 1등 신문이라(고들 하여) 열심히 NYT를 보고 있다. 물론 그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못하고 있지만 그들이 뭘 하나 보기는 열심히 본다. 아마 각국의 모든 신문사들이 이렇게 NYT를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따라해보다가 잘 안 돼서 포기하기도 하고.
(관련글: 뉴욕타임스 2018년 실적:디지털 전환 순항 중)

NYT Revenues
NYT 매출 ⓒinvestors.nytco.com
  • 2019년 디지털 매출 8억 달러(약 9,500억원) 기록. 8억 달러는 NYT가 4년전 세웠던 2020년의 디지털 매출 목표로, 이를 1년 앞당겨 달성.
  • 디지털 구독 매출은 18년 4억 달러보다 15% 늘어난 4억 6천만 달러(약 5,500억원) 기록. 이중 뉴스 구독 매출이 4억 2613만 달러.
  • 2019년 한해에만 100만 신규 디지털 구독자 확보. 디지털 구독자만 총 440만명이며 종이신문까지 합하면 총 525만명이 NYT를 돈을 내고 보고 있음.
  • 18년에 비해 19년 지면 광고 매출은 9.7% 떨어졌는데, 디지털 광고 매출은 0.6% 상승.
  • 디지털 쪽에서의 미약한 상승은 디스플레이 광고 6.4% 감소와 기타(Other)의 25.5% 상승이 상쇄된 결과임. 여기서 기타에는 ‘더 데일리’ 등 팟캐스트에 붙은 광고 매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됨. 지난 한해 847억원의 기타 디지털 광고 수익을 벌었음.
  • 이외 수익으로는 훌루에서 서비스 중인 영상 다큐 시리즈 ‘더 위클리(The Weekly)’의 라이센싱 수익과 와이어커터 같이 제품을 리뷰해 레퍼럴 코드로 매출을 가져오는 사업 등이 있음.

뉴욕타임스는 2019년에도 성장했다. 물론 18년에도 성장했고 올해도 더 성장할 것 같다. 이제는 기존 권위있는 종이신문의 모습을 많이 탈피한 것처럼 보인다. 종이도 여전히 잘 하지만 성숙한 디지털 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연매출 8억 달러, 디지털구독자 440만명. 언론사가 디지털에서 실현할 수 있는 숫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NYT는 그걸 해냈다. 디지털 매출은 본인들의 목표 기한보다 1년을 앞당겨 해냈다.

1년 전 ‘Our Path Forward’ 보고서를 통해 뉴욕타임스는 2020년까지 디지털 매출 목표를 두 배인 8억달러로 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에는 디지털 구독자 증가가 있습니다.

…6년 전 0명으로 시작한 디지털 온리 독자가 작년 한해 50만명을 추가로 확보해 지금은 누적 150만명의 ‘디지털 온리’ 구독자들이 있습니다. 또한 100만명의 지면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7 NYT 보고서 ‘독보적인 저널리즘’ 중에서

NYT은 2011년 유료화 정책을 도입한지 9년이 지나 440만명의 디지털 구독자를 얻었다. 2017년 보고서를 참고하면 2017년 초 150만명이었던 수치가 3년이 지나 3배로 성장한 것이다. 훌륭한 기록이고, 대단한 실행력이다.

NYT Advertising Revenues
모든 광고 매출이 하락했는데, 디지털 기타 광고 매출만 25% 신장 ⓒinvestors.nytco.com

특히나 기존의 텍스트 저널리즘 외에 다양한 사업들의 성과가 나오고 있어 눈에 띈다. 수익 보고서에 디테일하게 명시돼있지는 않지만, 먼저는 팟캐스트다.

미국 기준 항상 최상위에 랭크된 더 데일리(The Daily)가 최고로 흥행을 하면서 여기에 붙는 광고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더 데일리는 2017년 보고서가 발표되고 한달 뒤인 2017년 2월에 론칭했다. 타이밍을 보면 NYT가 정말 작심해 만든 작품으로 느껴진다. 실제 콘텐츠도 작심한 듯 퀄리티가 높다. 현지시각으로 매일 아침 6시에 나오는 팟캐스트는 진행, 리포트, 음향 등 품질이 말할 것 없이 최고다. 4명으로 시작한 팀은 해가 갈 수록 8명, 15명 늘더니 작년 기준 30명이 넘는 큰 조직으로 발전했다.

OTT 서비스 훌루에 선보이고 있는 주 1회 다큐 더 위클리도 기대해볼만 하다. 아직 구체적인 매출이 나오진 않았지만 라이센싱 수익을 꽤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콘텐츠의 라이센싱 수익과 와이어커터 같은 서비스 저널리즘의 수익 등등이 기타 매출로 잡혔는데 2018년 4,940만 달러에서 7,98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NYT는 이제 신문사를 넘어 종합 콘텐츠 제작사이자 플랫폼이 되고 있다.

NYT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있다. 현재 시총은 7조원 정도. 2000년 중반 고점을 찍었다가 2010년대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를 거치면서 주가가 많이 주저앉았다.

2011년 디지털 유료화, 2014년 보고서, 2017년 보고서 등 NYT의 굵직굵직한 발표들이 지나간다. 교과서적인 쇄신 과정을 거쳐 NYT는 실적을 많이 개선했으며,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에 완벽하게 적응해 미래 전망을 밝혔다. 주가는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Google Stock

그러고보면 한국의 언론사 중에서 상장된 회사가 있었던가. 자회사 또는 계열사가 상장돼있는 경우는 있지만 본사가 상장돼있는 케이스를 난 모른다. 대부분 언론사의 기업 정보가 공개돼있지 않고, 또한 소수의 주주가 지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다만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거래 중인 주식의 대주주라도 의결권이 제한돼있다(클래스A 주식). NYT는 설츠버거 집안이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88%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이사회의 결정과 일반 주식의 주주의 이해가 엇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회사 경영을 보장해주고, 구성원들이 합의한 사항을 외부의 압력없이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자가 자본시장의 압력을 무시할 수 있게 해주고, 단기 투자자들과 주주총회를 앞두고 벌이는 위임장 대결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연구개발을 축소하거나 기업 구조조정을 늦추는 등의 근시안적 조처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기업의 최상의 방책이 될 수 있다.

HBR, 차등의결권은 금지해야 하는가?

NYT의 현재 상황을 긍정한다면 이러한 분석이 나올 수 있다. 회사 오너가 큰 그림의 방향을 제시하면, 똑똑한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 세부 전략을 짠다. 그리고 그대로 실행한다. 그 결과는 매년 수치로 도출되고, 주주들은 이를 환영한다. 회사의 가치는 우상향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모델이 나올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 2018년 실적:디지털 전환 순항 중

OK, 계획대로 되고 있어.
역시 뉴욕타임스 는 뉴욕타임스다. 전년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뉴욕타임스는 이전에 선언했던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 디지털 구독 336만명, 전체 구독 430만명.
  • 디지털 쪽 매출은 우리 돈으로 약 8천억원(7억 9백만 달러). 이는 NYT가 2015년 선언했던 2020년 디지털 매출 8억 달러 목표에 거의 근접한 실적.
  • 디지털 매출은 2018년 총 매출 약 2조원(17억 5천만 달러)의 40.6%에 달하는 금액. 분기실적만으로는 2020년 2분기에 50%를 찍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음.
  • 디지털 구독으로 는 4500억원(4억 달러)인데, 이중에 크로스워드와 쿠킹 수익이 200억원 정도. 지난해에 비해 17.7% 상승.
  • 기타 디지털 수익으로 555억원 (4940만 달러) 매출. 여기엔 와이어커터 등 제휴 수익과 디지털 라이센싱 수익이 포함됨.
  • 전체 광고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 프린트 광고가 6.5% 하락했지만 디지털 광고가 8.6% 신장.
NYT digital share
출처: 니먼랩

대단한 뉴욕타임스다. 2014년 혁신 리포트를 낸 이후 2017년에 한번 더 리포트(Journalism that stands apart)를 낸 뉴욕타임스는 그들이 분석하고 기대했던 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구독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기본 사업모델입니다… 타사와 경쟁해 클릭을 최대로 만들거나 낮은 마진의 광고를 판매하는 것에 주력하지 않았습니다. PV를 이기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뉴욕타임스를 위한 건전한 사업 전략이 저널리즘을 더욱 강하게 하고, 전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이 기꺼이 뉴욕타임스를 돈을 지불하고 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물론 우리의 오랜 가치와도 맞아 떨어집니다. 사용자들을 위한 여러 배려가 우리를 저널리즘적으로 훌륭함(journalistic excellence)으로 이끌 것입니다.

Journalism that stands apart(2017) 중에서

NYT는 철저하게 구독에 집중하고 있고, 실제로 이를 실행하는 중이다. 또한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라면 크로스워드든 와이어커터레시피든, 다양한 소프트 콘텐츠를 만들어 팔고 있다. 한국의 정통 언론사라고 하는 곳들이 잘 하지 않는 거다.

하지만 NYT는 전통적으로 강한 정치, 사회, 경제 등 기획물 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에도 관심이 많다. 권위있는 언론사가 이렇게 방향을 잡고 일을 하는 게 놀랍다. WP도 이렇게는 잘 못따라간다.

우리는 전통적인 기획보다 지침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TV나 영화에서부터 패션 및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문화가 변하는 순간 사람들이 문화를 큐레이트(curate)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Journalism that stands apart (2017) 중에서

우리는 언제쯤 저렇게 잘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돼있다. 근 몇년 동안은 계속 오르는 중이다. 정확치는 않지만 2002년 최고가는 50달러 정도인데 경제 위기를 겪고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쭉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NYT 경영진은 ‘혁신, 혁신 그리고 혁신’을 부르짖었고, 다른 언론사들이 이걸 지켜보며 우선순위로 참고해왔다. 내 예상에는 2022년, 앞으로 3년 안에 50을 다시 찍지 않을까 한다.

NYT 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