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구독 중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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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물가가 많이 올랐다. 안 오르는 게 없다. 내가 구독하고 있는 것들도 많이 올랐다ㅠㅠ

구독 유지

  • 유튜브: 14900원으로 올랐음에도 해지할 수가 없다. 이젠 광고를 보고 유튜브를 보는 건 상상하지도 못할 수준. 유튜브 자체로도 훌륭한 콘텐츠들이 많고, 지금 내가 즐길 수 있는 여가 시간을 1시간 이내, 1~2시간, 2시간 이상으로 나눈다면, 2시간 이하로 남았을 경우 1순위로 선택하는 플랫폼은 유튜브인 듯. 그 이상인 경우 넷플릭스를 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모두 피클플러스 통해 1/N로 금액을 내며 구독 중. 원래 넷플릭스는 친구 4명이 모여 이용 중이었는데 가족 구성원들에게만 TV로 이용 가능하게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14일마다 문자 인증을 해야 하는 정책이 생기면서 파토가 났다. 나도 그럼 그만 봐야 하나 고민하다가, 피클플러스에서 3명이 넷플릭스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파티를 진행중이었고, 이 방법에 따라 월 9000원 정도를 내며 구독을 재개했다.
  • 네이버플러스: 동일하게 유지.
  • 스포티비 프리미엄 유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끝나면서 6~7월은 베이직으로 변경, 이후 프리미어리그가 시작하는 8월부터는 다시 프리미엄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 로켓와우: 이또한 유튜브처럼 해지할 수가 없다. 가장 강력한 멤버십 중 하나가 아닐까. 멤버십 가격은 지난 4월에 이미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약 58% 올랐고 기존 회원들은 8월부터 적용한다고 하는데, 로켓배송만 해도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
    최근에 11번가나 G마켓 쿠폰을 받은 게 있어 상품들을 검색해보면,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이나 배송기간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쿠팡의 압승! 더불어 요즘은 쿠팡플레이나 쿠팡이츠와도 엮어있어 혜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쿠팡플레이에선 스포츠 중계를 계속해서 추가하고 있다. 라리가, 리그앙, K리그 등에다가 국대 경기나 클럽간 친선전도 쿠플에서 해주니,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매우 저렴한 OTT라고 할 수 있다. (스포티비 보고있나)
  • 토스 프라임: 매우 단순. 내는 돈보다 직접적으로 받는 돈이 몇천원 더 많다.
  • 11번가 우주패스: 구글 클라우드도 엮여있고, 매달 5000원짜리 쿠폰 두장을 주는 게 괜찮음. 주로 아마존딜에서 시리얼을 주문한다.

구독 해지

  • 멜론: 애플 뮤직을 쓰게 되면서 해지
  • 컬리패스: 그닥 쓸모없고 쿠팡을 많이 쓰면서 해지.
  • 디즈니플러스: 카지노 이후 볼게 없어서 해지.

신규 구독

  • 챗GPT 플러스: 최근 구독을 시작한 챗GPT. 무려 월 29000원의 거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찬찬히 써보는 중이다. 다른 보통의 서비스들과는 다르게 챗GPT 플러스는 웹보다 아이폰앱에서 결제하는 게 더 싸다. 웹은 부가세 포함 22달러인데 환율에 따라 유동적인 반면, 모바일앱에선 그냥 한화로 29000원이다. 현재같이 고환율 상황에선 그냥 앱에서 편하게 결제하면서 쓰는 게 낫다는 얘기. 주로 업무할 때 해외 자료 정리하거나 데이터를 결합 또는 분석하는 용도로 쓴다.
  • 애플 뮤직: 멜론을 해지하고 새로 구독을 시작한 애플 뮤직. 장점은 음질이 좋다는 것, 그리고 테슬라 차에 기본 앱으로 깔려있어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다만 폰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음악 듣는 것보다 차량 기본 앱으로 듣는 게 음질은 더 안 좋다고 한다. 그래도 이용성이 편해서 만족하는 중.
  • 신세계 유니버스: 처음 12개월치를 가입할 때 리워드도 주고 매월 스타벅스 추가 별 적립, 간간히 멤버십 사용자들에게만 주는 쿠폰 때문에 본전 이상은 그럭저럭 하는 것 같다.

고려중

  • 엑스(트위터) 프리미엄: 최근 들어 프리미엄 이상 사용자들에게도 엑스의 광고 수익이 분배 되면서 나도 한번 제대로 해보고 수익도 노려볼까 고민을 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망설이는 이유는 그렇게 열정적일 자신이 없기 때문. 그이외의 프리미엄 장점은 광고가 적게 뜨고 AI인 그록을 써볼 수 있다는 건데 아직 크게 와닿진 않는다.

이렇게 쭉 적어놓고 보니 월 11만원 정도를 쓰는 것 같다. 이런 서비스들은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 중(…)

현재까지 1조원 투자 받은 동영상 플랫폼 퀴비, 신박하다!!

이번 CES에서 발표된 프로덕트 중 국내에서 제일 저평가된 서비스는 퀴비Quibi라고 생각한다. CES에 다녀온 국내 뉴스나 블로거들의 글을 살펴보면 대부분 ‘숏폼’에만 집중돼있다. Quick Bites라는 네이밍 때문인지, 혹은 퀴비가 뿌리는 보도자료를 베끼듯 써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다만 여튼 그렇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숏폼이든 롱폼이든 그게 무슨 상관? 숏폼이면 혁신일까? 이미 틱톡도 있는데. 왜 다들 혁신적인 숏폼 플랫폼이라고 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10분이면 요샌 숏폼도 아니지 않나. 유튜브에서도 10분짜린 다소 길다고 느껴지는데…

그래서 퀴비, 별거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퀴비에서 올린 키노트 풀 영상을 보니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의적절한 기술에 뒷받침된 괜찮은 서비스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LXOG9yNRjxk

퀴비의 핵심은 숏폼도 아니고 그렇다고 롱폼은 더더욱 아니고, ‘시점의 전환’이다. 한 콘텐츠 내에서 2가지의 시점을 제공한다. 퀴비가 자랑하는 Turnstyle 기술이 이걸 가능하게 한다. 폰을 가로로 보다가 세로로 돌려도 스무스하게 영상을 이어볼 수 있는 기술이다.

(퀴비가 모바일 친화적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이게 모바일이니 가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TV나 데스크톱 모니터를 돌린 순 없잖아.ㅎㅎ)

그렇다고 가로 영상본을 단순히 세로로 크롭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키노트를 보면 퀴비에 올릴 영상은 반드시 두가지 편집본이 있어야 한다. 가로 타입과 세로 타입. 이를 둘다 플레이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폰을 돌리면 자연스럽게 전환해주는 거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렇게 되면 스토리텔링 방식이 보다 더 다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키노트 21:45 쯤부터 예시가 잘 나오는데, 폰을 가로로 들면 3인칭(주인공이 소파에 앉아 문자를 보내고 있다)으로, 세로로 돌리면 1인칭 시점(주인공의 폰 화면)으로 바뀌는 등 동일한 상황에서 시점을 다르게 할 수 있다. 소비자가 그때그때의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거다. 일종의 인터랙티브다.

영상에서 최신 인터랙티브는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블랙미러:밴더스내치 방식이었다. 벤더스내치처럼 중간중간 다음 스토리 진행에 대한 선택지를 준다. 시청자는 이를 하나하나 선택해가며 결론을 만들어간다. 마치 초딩 때 했던 게임북이 생각난다.

하지만 여기에 거부감을 지니는 사람도 있다. 왜 오픈 결말이냐는 거다. 나도 그렇다. 드라마나 영화는 결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주의다. 내가 비록 해피엔딩을 바라지만 작가가 새드엔딩으로 끝내면 그걸 받아들이는 게 더 좋다.

하지만 퀴비 방식 인터랙티브는 결말은 안 건드리는 대신 과정을 풍부하게 해주니 괜찮다. 퀴비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담긴 콘텐츠들이 나올지 궁금. 퀴비가 4월 오픈이라는데, 예상 외로 화제성 있는 콘텐츠들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1조원을 투자한 이들은 다들 이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그런데 퀴비가 넷플릭스나 유튜브, 디즈니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

이정도 스케일의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선 플랫폼이 되어야하는 건 기본이고, 제작자를 많이 확보하든 오리지널 콘텐츠에 엄청 투자를 하든 둘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퀴비는 어느 쪽인지 궁금하다.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이 핵심일텐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랑 경쟁할 수 있을까?

구독 수익(광고 안 붙인 프리미엄 모델이 월 5달러라고 함)이 여의치 않으면 광고라도 많이 보게 해야 하는데, 시청자가 유튜브만큼 몰려 그 정도의 CPM을 가져갈까?

일단은 경쟁이 어려워보인다. 게임체인징은 더더욱…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위 셋 중 하나에 팔리는 거 아닐까?

퀴비는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된다. 퀴비를 기술적으로 원하기 위해 구글과 6년간 준비해왔다고 한다. 5G 얘기도 이러한 맥락이다. 동시에 영상 2개를 딜레이 없이 로딩해야 하니, 하이 퍼포먼스 네트워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에 팔리면 어떨지. (비록 퀴비의 느낌은 넷플릭스와 더 가까워 보이지만…) 구글 클라우드 기반이라 기술적 병합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듯.

그리고 퀴비도 스트리밍을 한다는데 트위치에 뺏긴 스트리밍 1인자 자리를 되찾는다는 점에서도 유튜브의 인수가 괜찮은 딜이 될 것 같다.

이 글이 성지가 되면 좋겠…

미드 추천: 멘탈 천재 캐리가 캐리한 홈랜드(HOMELAND)

지인의 추천으로 미드 ‘홈랜드’를 정주행했다. 현재 시즌 7까지 나왔으며 넷플릭스에서도 전편을 다 볼 수 있다. 마지막인 시즌 8은 2월 오픈된다고 한다.

홈랜드를 추천한 지인은 미국인들을 섹스애니멀이라고 했다.ㅋㅋㅋㅋㅋ 일 하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심지어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다가도 눈만 맞으면 갑자기!(…) 홈랜드를 보면 그 표현이 굉장히 공감된다. 실제로 그런 장면들이 꽤 여럿 나온다. (아래부터 스포가 조금씩 포함됨)

동물적인 섹스가 미국인들의 보편적인 문화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도 홈랜드의 주인공이 정신 장애를 앓고 있어서 그런 장면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게 아닌가 한다. 캐리 매시선. CIA요원으로 이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이며, ‘양극성 장애’라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드라마 주인공이 으레 그렇듯이)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중동 지역 지부장도 하고, 퇴사 후에도 이곳저곳에서 부르는 인물인데, 아마도 이 양극성 장애가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 같다. 캐리는 평상시에 약을 먹으며 정신병이 발현되는 것을 지체/유지시킨다. 일정 기간 약을 끊으면 말 그대로 미쳐버린다. 굉장히 예민해지고 폭력적으로 변하며 횡설수설하고 환각과 환청도 경험한다. 이런 증상이 발현되지 않도록 약을 먹을 것을 항상 조언받고, 스스로도 ‘정상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캐리다. 그렇지만 드라마가 전개되고 위기에 빠지는 순간이 오게 되면 캐리는 일부러 약을 끊는다. 미치기 바로 직전까지 양극성 장애의 발현을 이용해 감각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캐리는 홈랜드를 말그대로 하드캐리하는 캐릭터다. 대부분의 문제는 캐리를 통해 해결이 된다. 그렇지만 다른 드라마와 다른 점은, 캐라가 동시에 발암 유발 캐릭터라는 거다. 캐리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중간중간 짜증이 나서 나도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다. ‘왜 갑자기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들지?’ ‘법적으로 풀어도 될 일을 왜 저렇게 선을 넘으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떠오른다ㅋㅋㅋ 양극성 장애는 정말 캐리를 나타내는데 적합한 말인 것 같다. 그녀는 히어로면서 최고 악당이다ㅋㅋ 특히 딸내미를 데리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걸 보면 정말….ㄷㄷㄷ

캐리의 저 다양한 표정들(…)

시즌이 일곱개가 지나가면서 드라마의 지역적 무대도 계속해서 바뀐다. 미국에서 중동으로, 유럽으로,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다. 시즌1~3은 사실상 하나의 이야기다. 중동 테러단체에 잡혔다가 극적으로 풀려나온 해병대 군인이 테러단체의 스파이라는 의심을 받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즌 4~5는 각각 중동과 유럽에서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으며 6~7은 하나의 이야기로 미국을 무대로 한다. 곧 오픈될 시즌 8에서는 6~7을 마무리할 것 같다.

어떤 드라마라도 그렇듯 모든 시즌이 골고루 재밌는 건 아니다. 나같은 경우 시즌3까지 점점 재밌어지다 4에서 살짝 주춤했으며 5를 거치면서 다시 점점 재밌어졌다. 각각의 시즌의 성격이 다르고, 등장하는 인물들에도 조금씩 변화를 준다. 시즌을 거치면서도 고정인 하드캐리 캐릭터와 변주되는 조연들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갤탭으로 그린 시즌별 주관적 흥미도ㅋㅋ

홈랜드의 매력은 반전에 반전, 다시 그 반전에 또 반전이 나온다는 거다. 미드를 계속해서 봐오다보니 반전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홈랜드는 거기서도 몇번을 더 비틀어버리니 반전 예상은 그만하고 맘편히 즐기는 게 낫다 싶었다.

내가 느끼기에 또다른 홈랜드의 매력은 이야기 전개의 속도가 매우 적당하다는 것이다. 이건 사람마다 느끼는 속도가 다를테니 다른 드라마와 비교하는 게 이해가 쉬울 것 같다. FBI의 프로파일러를 다루는 ‘블랙리스트’를 예로 들면, 이야기 전개가 매우 빠른 편이다. 갑자기 사건이 터지더니 이와 관련된 범인이 어느샌가 등장하고 그 사건이 금세 마무리되더니 또다른 사건이 터지는 식이다. ‘지정생존자’도 비슷한 느낌이다. 극중 인물들은 해야할 말만 탁탁 하고 넘어간다. (대사 속도도 비교적 빠른 편). 그만큼 긴박성을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지만 반대로 지치기가 쉽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너무 이야기 전개가 안 돼서 늘어지는 경우도 많다. 나한텐 ‘마인드 헌터’나 ‘베터 콜 사울’이 그런 류였는데, 높은 평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개가 잘 안 되니 지루하다. 폰으로 보다가 졸아서 얼굴 위로 폰을 떨어뜨린 적도 있었다(…)

내 생각에 대부분 잘 만든 드라마는 이 속도의 조절을 매우 예민하게 하는 것 같다. 긴장되는 장면은 미친 듯이 몰아치다가, 한 단락 마무리 되면 숨쉴 틈을 준다. 홈랜드는 그러한 밀당을 정말 잘한다. 그러한 밀당을 잘 하려면 촘촘한 연출은 필수다. 홈랜드는 쓸데없는 장면 없이, 던진 떡밥들은 성실하게 회수한다.

캐리의 절친이자 멘토이자 지원군이자 아빠 역할이자 상사인 사울

마지막으로 좋은 점을 하나 더 꼽자면,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다수 나온다는 거다. 주인공인 캐리는 물론, 캐리의 곁에서 항상 캐리를 지원하는 사울, 특별한 인연이 될 뻔한 피터, 브로디와 그 가족, 캐리의 언니, 딸 프레니, 독일 요원들, 그밖의 CIA 요원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데 각각의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연출과 작가의 내공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누가 물어보면, 나는 홈랜드를 베스트 미드로 세손가락 안에 꼽겠다. 여운도 많이 남고, 언제 어떤 에피소드를 재생하더라도 생경한 느낌 없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 드라마 재밌게 봤던 거 추천 5

브레이킹 배드 (Breaking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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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가서도 틈틈이 본(…) 넷플릭스 최고의 미드! 천재성은 있지만 화학교사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 월터가 말기암 판정이 계기가 돼 미친 듯이 마약을 만드는 이야기다. 미친 듯이 마약을 만들면서 카르텔도 접수하고 세탁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떼돈을 번다. 그러나 그의 그런 삶이 행복한다고 묻는다면? 단연코 아닐 것이다. 내가 살려면 경쟁자들을 제거해야 하고, 이리저리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점점 더 일은 꼬여간다. 인생의 어느 한 순간, 나도 특정한 선택을 해 저런 식으로 인생이 흘러간다고 상상하면 무시무시한 압박감에 숨이 턱 막힐 것 같다. 범죄에는 희열이 따라올 수 있지만 그의 결국은?

평범한 가장이 최대 마약 제조상이 되는 이 드라마는 결코 드라마틱하지 않다. 사막 먼지 속에 뒹굴고 약품이 폭발하고 피 터지게 맞고 죽을 뻔하기를 여러번. 그러면서도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운전도 알려주고 학교에선 아이들도 가르쳐야 한다. 이토록 현실감 있게 연출된 드라마는 못 본 것 같다. 군데군데 잘 박혀있는 복선과 단단한 스토리라인, 알싸한 반전들은 덤이다.


너의 모든 것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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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의 목소리가 좋았다. 유난히도 많은 주인공 조의 독백. 한 여자를 향한 사랑의 감정과 언어들. 하지만 그는 사이코패스이자 스토커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집에 몰래 들어가는 것, 휴대폰과 속옷을 훔치는 것은 정당한 행위가 되고, 급기야 사람을 감금하고 살인도 저지른다. 그럼에도 그는 떳떳하다. 자신은 비극의 주인공이며, 다른 이들이 어떻게 되더라도 이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는 금사빠다(…)

어마무시한 범죄와 대비되는 감성적인 화면, 실체를 알고나면 끔찍해 소름이 돋는 문학적인 대사들, 지루할 때쯤 툭툭 등장하는 유머와 뒤통수 때리듯이 나오는 반전이 잘 어우러졌다.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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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카드로 지은 집처럼 엉성하고 부실한, 그리고 실상은 빈 껍데기 뿐인 정치 현실을 꼬집는 드라마. 이걸 보면서 인간이 이토록 교묘하고 치사하며 더러운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현실 정치판도 진짜 저럴까? 그렇다면 정치인들은 모두 천재임에 틀림없다. 말 한마디에 몇수를 건너뛰어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전체 큰 그림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야금야금 해나가야 한다.

회사에서도 종종 그런 사람들을 목격한다. 야망을 위해 이 사람, 저 사람을 제끼고 결국은 왕좌에 오르는 이들. 정치는 어디에나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수많은 변수와 함께 변주하게 되는 정치의 극단적인 면들을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적나라하게 지켜볼 수 있다.


킹덤 (King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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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드래곤와 김은희 작가가 만들었다기에 믿고 본 작품. 기대가 높았어도 괜찮고, 기대를 안 했다면 더더욱 흥미진진할 것 같다. 조선시대와 좀비라는 컨셉이 미스매치될 것 같기도 한데, ‘역병’이라는 키워드로 잘 엮었다. 단순한 역병 스토리는 아니다. 그 안에 권력의 야욕, 민생의 고통, 인간의 본성이 들어있다. 스토리는 짱짱한 듯!

좀비로 출연하는 조연들 포함, 배우들의 연기도(일부 연기 논란이 있긴 하지만)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딱히 좀비물을 선호하진 않는데, 스토리와 잘 어우러져 크게 거부감 없이 즐기면서 볼 수 있었다. 시즌2를 고려해 찍은 거라 결말이 좀 아쉽긴 하다. 뭔가 거대한 예고편을 본 느낌이랄까. 바꿔서 좋게 말하면, 시즌2를 몹시 기대하게 된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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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헤나, 헤나 베이커” 카세트에서 들려오는 이 독백은 주인공인 헤나 베이커가 남긴 것이다. 헤나는 삶의 지속과 중단 중에 후자를 택한 여고생. 전학 온 학교에서 성희롱과 왕따를 당하다가 급기야 스스로 삶을 끝낸다. 그 이유 13가지가 카세트에 담겼고,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에게 카세트가 배달됐다. 내가 헤나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연관이 돼있다면? 내 얘기가 거기에 담겼고, 나와 비슷한 입장의 사람들이 똑같이 테이프를 듣고 있는 거다. 옆에 있는 친구에게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교훈적, 계몽적 주제(…)

하지만 드라마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무겁다. 어둡고 먹먹하다. 하지만 모든 에피소드를 봐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한 인생이 받은 상처들, 책임이 가볍지 않은 가해자들, 방관했던 주변인들, 결코 100% 피해자라고만 볼 수 없는 헤나의 잘못들, 그리고 그 안의 오해들. 두통이 올 때 마시는 쓰디쓴 에스프레소처럼, 고통스러워도 끊을 수 없는 매력이 드라마 속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