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간에, 어떤 상황에 닥쳐봐야 깊게 고민하게 된다. 최근 이사하는 과정이 그랬다. 생전 처음 집을 알아보고 대출, 금리, 전/월세, 부동산, 건물시세 등을 따지려니 머리가 고약하게 아팠다. 하지만 왜 우리나라가 ‘부동산 지옥’이 됐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됐다. 그제서야 부동산 기사가 눈에 잘 들어오게 됐다.

두번째가 재테크였다. 돈이 없던 시절, 돈이 들어와도 금세 100% 다 나가던 시절에는 재테크가 필요없었다. 그런데 10만원, 20만원씩 잉여금이 생기게 되면서 이 돈을 그냥 갖고 있으면 손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지만,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성적만큼이나 낮은 현재 금리는, 대출금 이자도 퉁을 못치는 무기력함만을 선사했다. 남들 다 하는 주식이나 펀드를 생각해봤는데, 리스크가 좀 커보였고 무엇보다 이에 신경을 많이 쓸 시간이 없었다.

그때 본 ㅍㅍㅅㅅ의 이 글이 눈에 확 들어왔다. ㅍㅍㅅㅅ에는 한동안 스타트업 대표들은 인터뷰한 연재가 올라왔었는데, 그중 8퍼센트(‘에잇퍼센트’라고 등록이 돼있으니 그렇게 읽으면 되겠음)의 이효진 대표가 인터뷰한 글을 우연찮게 만나게 된 것이다. 인터뷰의 처음은 살짝 무례하긴 했으나 애교로 봐주고(…)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대표의 자신감과 8퍼센트의 존재 이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인터뷰(…)

8퍼센트의 존재 이유부터 말해보면, 중금리 시장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동안 이런 중금리 시장이 형성이 안 됐던 게 놀라울 정도. 사람들의 수요가 없을 수 없는 ‘생태계’라고 표현하겠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일단 신용이 좋지 않으면 대출의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제2금융권이다, 현금서비스다 받다 보면 그다지 큰 금액을 빌리지 않았음에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오게 된다. 신용이 좋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대출이 있다면 추가로 대출 받기가 쉽지 않다. 이때 8퍼센트는 희망의 동앗줄 같은 느낌일 거다.

여기에 신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다. P2P 대출이다 보니 연체를 하지 않는 한 대출 자체로 신용 등급이 내려가지 않는다.

실제 8퍼센트가 굴러가는 걸 보면, 많은 경우 대출의 목적이 ‘타기관 대출 상환’이다. 가령 저축은행에서 10~20%대로 돈을 빌린 사람이 그 금액을 8퍼센트 대출로 상환해 낮은 금리로 전환한다면 이는 무조건 이득이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0.1%만 높아도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다면) 바로 실행하지 않을까. 시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표의 자신감은 인터뷰에서 잘 드러난다.

Q 경쟁사들이 좀 생기는데 불안감은 없나요?
A 사실 딱히 저희랑 겹치는 컨셉은 없긴해요. 저희 컨셉은 IT회사라기보단 금융회사거든요. IT회사라고 치면 트래픽이 제일 중요할 텐데, 금융회사라고 컨셉을 잡다보니 신용과 윤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저희는 저희 채권에 4시간 이내에 직원들이 투자를 못하게 되어있다던가, 이런식으로 윤리강령을 제일 먼저 만든 것도 저희거든요. 그리고 저희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은 채권추심 및 부실 채권 매각 부분입니다. 연체 및 부도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아서 저희 채권 추심 프로세스를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쉽네요. 이게 정말 기가 막히는데…..

실제 2014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이제껏 (2016년 1월 21일 기준) 부도가 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쌓인 투자액은 약 120억이다. 8퍼센트 현황 페이지를 보면 연체된 채권이 2건 있긴 하다. 그 채권이 6차례 연체가 된 것 같다. 이효진 대표가 말한 채권 추심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인지 알길이 없지만 그래도 저 자신감이 헛돼 보이진 않는다.

만에 하나 부도가 나더라도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 안심 펀드라는 것도 내놨다. 일정 금액의 안심료를 내면 부도가 났을 시 투자금의 50%를 돌려받는 것이다. 이 안심채권이 앞으로 60%, 70% 정도로 리크스를 줄여준다면 투자자들이 말그대로 ‘마음을 놓고’ 투자할 수 있을 듯하다.

대출을 받는 사람을 선정하는 기준도 까다롭다. 요즘은 대출신청자가 SNS에 올린 글이나 음식을 먹는 성향 등도 심사에 반영한다는데 참 깐깐하게도 한다 싶다. 하지만 그 깐깐함은 대출자들이 느끼는 것일 테고, 투자자들이야 회사가 깐깐할수록 신뢰도가 담보되는 것 아닌가. 이런 요소들이 모여 8퍼센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보통 마이페이지라고들 하는 ‘나의 투자’ 페이지에 들어가면 그간 내가 얼마나 투자했고 수익률이 몇%이며, 언제언제 상환받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디자이너가 참 일을 잘하는 것 같다. 모든 페이지가 깔끔하다.)

포트폴리오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는데, 사실 내가 이 데이터들을 갖고 계획을 짜거나 하진 않는다. 내 유일한 전략은 가능하면 높은 수익률 펀드에 골고루 돈을 분산시켜 투자하는 것뿐이다.ㅋㅋ 그래도 매일 1시에 채권이 열리니 맘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수강신청을 하듯 샤샤샥 투자 신청을 한다. 이러한 재미 또한 쏠쏠하다.


8퍼센트 투자 방법
가입 >> 예치금 계좌에 돈 입금 >> 평일 낮 1시 열리는 채권을 기다림(…) 보통 10시 반~11시 쯤 예고 됨 >> 맘에 쏙 드는 채권 선정 >> 1시 딱 되면 빛의 속도로 클릭, 클릭. 끝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