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콤(Intercom)에서 재밌는 분석을 했다. (여기서 인터콤은 비즈니스 메신저 앱을 만드는 미국 업체이고, 한국의 동명 회사와는 관련이 없다. 나는 디독이라는 디자인 뉴스레터를 통해 알게 됐다.)

요지는 모바일앱에서 어느 정도의 텍스트가 적당하냐는 것. 디자인 문제다. 스마트폰앱을 열었을 때 글자가 빽빽해 갑갑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을 거다. 반대로 너무 글자가 없어 휑하거나 불편하다는 느낌도 있었을 거다. 과연 적당한 글자량은 어느 정도일까?

매직넘버 ’36’

결론부터 얘기하면, 36%다. 인터콤은 36%를 ‘매직 넘버’라고 명명했다. 25개의 아이폰앱을 살펴보니 평균적으로 텍스트의 양의 36%라는 것. 물론 범위는 넓다. 스냅챗이 3.5%, 티켓마스터는 57.5%였다.

앱이 뭐 한두개도 아니고. 분야라는 게 따로 없으니 당연히 범위라고 하는 개념이 크게 와닿진 않는다. 글자로 100%를 채우든, 하나도 안 넣든 개발자 마음 아닌가.

여기서 중요한 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앱들이라는 거다. 어중이 떠중이는 필요 없고 인기있는 앱은 어떠하냐는 건데. 쉽게 말해 내가 앱 기획자라면 앱을 더 널리 쓰이게 하기 위해 참고하라는 얘기.

크게 보려면 여기로

인터콤의 분석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이다. 각 앱의 첫화면을 200개의 그리드로 나눈다. 그리드 안에 텍스트가 포함되면 색깔을 칠해 구분한다. 이렇게 해서 나온 셀의 개수를 200으로 나눈다. 그럼 퍼센티지가 나오는 거다.

한 앱을 여러 날에 나눠 한 건 아니다. 각 앱마다 케이스가 하나씩이라 오차는 있어보인다. 그러나 플러스마이너스 5% 이내로 보인다. 어차피 한 그리드 안에 텍스트가 완전히 차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차이는 크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텍스트량은 앱의 인기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것일까? 대답은 NO. 앱다운로드(위)와 앱스토어에서의 평점(아래)과의 관계를 각각 그래프로 나타내본 결과 크게 상관이 없었다(a very weak relationship). 인기있는 앱이 앱 디자인을 하다 보니 30~40%가 나온거지 텍스트량이 저렇다고 앱이 잘된 건 아니란 얘기.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주장한다. 앱 개발자들은(또는 기획자들은) 앱 첫화면의 글자 분량을 30% 이하 또는 40% 이상 쓰면 안 된다고. 그런데 여기 예외는 있을 수 있다. 뉴스앱의 경우는 그 이상이 맞을 수도 있다고.

우리 나라 앱은 어떨까?

인터콤의 분석 방식이 어렵지 않아 같은 방법으로 우리 나라의 몇개 앱도 한번 살펴봤다. 36에 가장 근접한 앱은 쿠팡이었다.

배달앱으로 1,2위를 다투는 요기요도 범위 안에 있다.

네이버 모바일은 이에 비해 정말 심플하다. 작년 4월에 검색창만 빼고 다 없애서 텍스트량은 22.5%밖에 되지 않는다. 이 수치도 그나마 아래에 뭐가 생겨서 이 정도다.

스타벅스는 더 심플하다.

뉴스앱도 살펴보자

사실 관심있는 건 언론사 앱이었다.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에 텍스트량이 비교적 많을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먼저 우리 회사는 50% 정도 텍스트가 보인다. 톱뉴스에 썸네일이 크게 들어가고 아래로 갈수록 작은 썸네일이 붙는다. 정치, 경제, 사회 같이 카테고리도 텍스트에 포함된다.

그에 비해 중앙일보는 텍스트가 적었다. 인터콤의 보고서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매직넘버에 가장 근접한 35%다. 하지만 이것도 그나마 맨 아래 배너의 텍스트도 포함한 수치다. 그러고보면 텍스트량이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중앙에서 따로 서비스하는 뉴스앱 ‘뉴스10’이다. 하루 10가지 뉴스를 요약하고 AI가 읽어주는 컨셉. 첫 화면은 대부분이 이미지다. 위로 쓸어올리면 본격적인 뉴스가 나온다.

전세계 디지털을 선도하고 있는 뉴욕타임스는 어떨까. 얘넨 뭔 자신감인지 홈 화면엔 텍스트가 절대적이다. 식자층의 유식함을 드러내는 걸까.

워싱턴포스트는 덜하다. 조선일보와 가장 유사한 비율이다.

WP의 블루앱도 빼놓을 수 없다. 젊은층을 타겟으로 한 이 앱의 텍스트 비율은 우리의 체온과도 같은 36.5%다.

마지막으로 블룸버그다. 여기도 조선, WP와 비율이 비슷하다. 중간의 증시 지수도 들어가는데, 텍스트가 그리 많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증시의 초록색/빨강색 이미지가 하나의 그림처럼 보여서일까?

뉴스앱의 경우, 위에서 인터콤이 예측한 대로 매직넘버를 상회하고 있다. 감성이 아닌 정확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이미지보다 텍스트를 배치한 결과로 읽힌다.

하지만 점점 뉴스가 모바일 위주로 돌아가고, 모바일에서도 스와이프나 스크롤의 속도가 빨리지고 있다. 첫화면에서 모든 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요인들은 앞으로의 뉴스앱을 보다 더 textless하게 바꾸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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